"나가수2" 정인이 누구야… "여자 김범수"라고 하네요

―나가수 무대에 서보니 어떤가.

"크고 작은 무대에 많이 서봤지만 이렇게 피드백이 많고 관심이 집중되는 무대는 처음이다. 내 무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반응이 있다는 점에서 내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

―나가수 출연 계기는.

"섭외를 받고 믿기지 않았다. '사람들이 날 잘 모르는데, 아저씨(쌀집아저씨라는 별명을 가진 김영희 PD)가 날 어떻게 알고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처음엔 내 음악이 아직 덜 탄탄한 것 같아 안 나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냥 차버리는 것이 과연 잘하는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수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문화적 충격을 겪고 있다. 그동안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만 했고, 내 음악과 맞는 친구들과만 호흡을 맞췄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더라. 다른 선배들도 모두 각자의 음악적 기호가 있지만, 그 다른 기호를 대중과 통하게 하더라. 요즘 내 음악은 어떠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데뷔해 솔로로 나오기까지 8년이 걸렸다.

"2001년 대학을 다니다 오디션을 통해 밴드 '지플라'에 들어갔다. 2002년 그룹 '버블시스터즈'의 소개로 리쌍을 만나 첫 피처링을 했고, 그 후 솔로 제의를 수차례 받았지만 거절했다. 같이 어우러져 하나의 음악을 만드는 밴드가 좋았다."

―'피처링 전문 가수' '리쌍의 그녀'로 불리는 게 서운하진 않나.

"이제껏 피처링한 곡을 세어보면 20~30곡 정도가 될 거다. 피처링을 하며 음악적 교류를 한 것이기에 아쉽지 않다. 꼭 나만의 앨범을 내야 된다는 욕심은 없었고, 내가 할 이야기가 있을 때 앨범을 내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리쌍의 그늘에 머무른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리쌍 오빠들은 내 멘토다. 언젠가 내 음악으로 리쌍을 뛰어넘는 작품을 내고 싶다."

―왼쪽 귀가 안 들린다던데.

"일곱 살 때부터 왼쪽 귀가 안 들린다. 원인도 모른다. 한쪽 귀가 안 들리면 소리가 왜곡돼 들릴 수 있다고 하던데 난 특별히 불편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안 들리는 귀가 의식한다고 해서 들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예 신경을 안 쓴다. 덕분에 음악을 듣는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긴 하다."

―독특한 음색은 무기일까 단점일까.

"아직 나의 음악적 색채와 매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 고민을 지금에서야 한다. 가수생활 10년이 된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다."

―'제2 김범수, 제2 박정현'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 호칭이 부담스럽다. 재조명 받는 건 좋지만, 그보다는 만족스러운 '나만의 무대'를 꾸미는 게 1차 목표다. 아직 난 음악적으로 볼 때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나만의 음악적 성(城)이 덜 쌓인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음악 속에 푹 빠져 있다가 흠뻑 젖어서 나다운 음악을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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