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불량 씨감자 때문에… 때아닌 감자값 비상

감자 가격이 심상치 않다. 햇감자가 나오는 4월 초부터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 18일 조사한 수미 감자(미국산 품종으로 고소하고 단맛이 강함) 20㎏(상품)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5만8800원이었다고 20일 밝혔다. 1주일 전(5만4200원)보다 5000원 가까이 올랐다. 한 달 전 4만1480원이던 가격이 41% 뛰었고, 1년 전 가격(1만6960원)에 비해선 무려 246%나 올랐다. 도매가격이 치솟으면서 장바구니 물가에도 부담이 더해졌다. 최근 대형마트에서 감자 100g은 548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98원)보다 83% 올랐다.

유통 전문가들은 "불량 씨감자가 유통되면서 생산량이 줄어 햇감자 출하시기에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한다. 작년 감자 수확기에 잦은 비로 씨감자 가격이 두 배 정도 오르면서 식용 감자를 씨감자로 속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식용 감자를 심으면 감자 수확이 크게 줄어든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불량 씨감자 때문에 비닐하우스 1동에서 건질 수 있는 상품성 있는 감자가 예년엔 120개 정도에서 올해엔 80~90개로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하우스 감자 작황이 나쁜 데다가 유류비 인상으로 농가들이 봄 감자 재배 면적을 줄이면서 생산량이 더 감소했다. 여기에 제주도산 감자 출하가 종료되는 시기가 맞물려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유통업계는 전남 보성 등에서 재배되는 감자가 시장에 본격 출하되는 다음 주말쯤부터 가격이 다소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