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선언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 1%대 초반으로 급락"

그리스가 디폴트 날 경우 세계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심각한 혼란에 빠져 성장률이 1%대 초반으로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진원지인 유로존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최악이었던 2009년과 비슷한 수준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도 수출 감소, 신용경색으로 더블딥(경기가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주택가격 등의 조정이 상당히 진행되었기 때문에 충격은 유로존보다 적을 전망이다. 중국은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EU의 경기침체로 수출이 급감하겠지만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하락을 억제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리스 디폴트는 세계무역을 위축시켜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유로존은 전 세계 수입의 25.6%(2010년 기준)를 차지한다. 유로존의 수입수요 둔화로 중국, 미국, 아시아 신흥국들의 수출도 감소할 것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위기가 확산되면 세계무역은 4∼6%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경제는 무역금융 위축으로 이중의 타격을 받는다. 올 3분기 현재 미국과 일본 은행들은 글로벌 무역금융의 각각 5%, 4%를 차지하는 반면, 유로존 은행들은 3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 은행들은 중남미와 아시아 수출 신용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자금 압박에 처한 유럽계 은행들이 해외자금을 본격 회수하면 신흥국들이 외환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동유럽(92%)이나 중동·북아프리카(MENA·82%)뿐만 아니라 중남미·아시아 국가들도 대외 차입금 중 50% 이상을 유럽계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