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던 나를 잡아준 책, 술 취해도 책 덮고 잤다"

"제 별명이 돈키호테입니다. 뮤지컬 서른 개 실패하고, 서너 작품 성공했습니다. 좌절은 오히려 희망입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주는 것이 책이었습니다. '맨오브라만차'를 다시 올리려고 '돈키호테'를 읽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찾을 때마다 영감이 솟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과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리더스 콘서트' 여섯 번째 강연자인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45) 대표는 영화감독이 꿈이던 학생 때부터 뮤지컬 프로듀서가 되기까지, 성공과 실패의 여정을 함께 해온 책읽기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로 250명 청중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21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신 대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주제로 '이룰 수 있는 현실'을 강조했다.

신 대표의 꿈을 현실로 우뚝 서게 한 동반자는 독서와 실천이었다. 그는 "영화감독이 되려 방황하던 시절, 저를 부여잡았던 건 북(book)이었다"며 "밤새도록 술을 마셔도 잠들 때는 꼭 영화 책을 얼굴에 덮어뒀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화가 피카소의 말 중에서 즐겨 인용한 구절이 있습니다. '훌륭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말이었죠. 훔치고 베낄 무궁무진한 원천이 책입니다. 모든 예술과 창작의 깊고 풍부한 근원이죠." 그가 좌절과 도전을 거듭하며 키운 오디뮤지컬은 '맨오브라만차' '닥터 지바고' 등 소설이 원작인 뮤지컬을 여럿 올렸다. "돈키호테와 제가 다른 것은, 꿈과 동시에 실천을 염두에 뒀다는 점입니다. 오늘 밤에 꿈꾸던 걸 내일 아침에 실천을 못하면 참을 수가 없었어요." 몸에 밴 읽기 중 하나로 신문을 들었다. 그는 "아내에게 자주 하는 잔소리가 '신문 읽으라'는 것"이라며 "기사를 인터넷으로 골라 읽는 것보다, 신문 여러 개를 통해 깊이 읽으면 능동적인 사고를 갖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다음 '리더스 콘서트'는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의 강연으로, 22일 서울시립대에서 열린다. 문의 블로그 다독다독(dado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