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인터넷을 통한 와인 판매 허용 방침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와인의 인터넷 판매 허용 여부를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최종 결정키로 했다. 국세청이 반대하고 있지만 허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부처 간 협의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주류 판매에 대한 국세청 고시를 개정하는 실무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류의 인터넷 판매는 금지돼 있으며, 전통주에 한해서만 2010년 4월부터 허용됐다.
정부는 인터넷을 통한 와인 판매가 한·EU,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에도 요지부동인 와인값 거품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와인 수입액은 작년 1억3500만달러에 달해 최근 10년 새 7배 이상 늘었고, 전체 수입 주류 중 30% 정도를 차지하지만, 유통 구조가 복잡해 유통 마진이 다른 주류에 비해 높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수입 와인 유통 마진은 수입업자가 30%, 도매업자 15~30%, 소매업자 20%에 달해 세금 부담까지 계산하면 소비자 가격이 수입 원가의 2.6배가 넘는다.
그러나 와인 인터넷 판매에 대해 국세청이 마지막 순간까지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수입 와인의 인터넷 판매를 허용하면 인터넷에 수입 와인 광고가 범람하고, 이에 따라 국민 건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인터넷으로 술을 주문할 수 있게 되면 일부 청소년들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게 국세청 의견이다. 또 사케와 수입 맥주, 국내 과실주 등 다른 술과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정부는 인터넷 주문시 개인 신분 확인 절차를 엄격히 하고, 1인당 주문 물량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