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쪼그라드는 녹차 시장… 7년 만에 3분의 1로… 커피 산업 호황에 건강차 인기까지 겹친 탓

차(茶) 시장의 대표 상품이던 녹차(綠茶)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 녹차에 들어있는 비타민C와 카테킨 성분은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추고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커피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메밀차<사진>·마테차 등 건강 기능 차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녹차가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2004년 1667억원 규모였던 녹차 시장은 작년 663억원으로 7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전체 차 시장에서 90%(2004년)를 차지하던 녹차의 비중도 작년 51%로 감소했다.

대형마트에서는 녹차 매출이 기능성 차에 역전당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롯데마트가 올 1~4월 차 매출을 조사해보니 메밀차·옥수수수염차·마테차·화차 등의 매출이 녹차보다 19.2%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만 해도 녹차 매출의 16%에 불과했던 기능성 차 판매가 녹차를 넘어선 것이다. 올해 녹차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줄었고, 다이어트와 건강·미용에 좋다고 알려진 기능성 차 판매는 31.7%가 늘었다. 특히 콜레스테롤과 고혈압에 좋다고 알려진 메밀차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메밀차 티백 상품을 출시한 동서식품 관계자는 "올해 매출이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녹차 소비가 위축되면서 산지 농가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녹차로 유명한 전남 보성의 차 농가와 재배 면적은 2008년 1097농가, 1164㏊(헥타르)였던 것이 2011년 1006농가, 1064㏊로 줄었다. 3년 사이에 91농가가 차 재배를 포기하고, 재배 면적은 100㏊(30만2500평)가 감소했다. 전국 녹차 생산량의 64%를 차지하는 전라남도 전체 재배 면적도 2008년 2034㏊에서 2011년 1599㏊로 20% 넘게 줄었다. 경남 하동에서 차 재배를 하는 이태훈씨는 "사람들이 커피만 마시려 드니 녹차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찻잎을 수확해도 마땅히 내다 팔 곳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