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와 체제 때문에 좌절… 고단한 작가의 삶 닮았네요

웨이 "옛날 얘기다. 일부만 월급을 받는다. 대부분의 작가는 입에 풀칠하는 데 급급하다. 또 작품을 발표하려면 체제를 지지하든 안 하든 당으로부터 전체 검열을 받아야 한다."

해 "작년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대미 수출액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문화적 교류는 아직 덜 여문 것 같다."

웨이 "일본 문학작품은 중국에 일찍 번역돼 들어왔고 작가·일반인 가릴 것 없이 영향도 많이 줬다. 그러나 한국과는 수교가 늦었고, 그만큼 한국 작품도 덜 알려져 있다. 요즘 중국 서점에는 중국어판 한국 작품이 정말 많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고를 수가 없다. 어떤 작품, 어느 작가가 좋은지 전혀 소개돼 있지 않아서 선뜻 집을 수가 없다."

해 "문화 자체가 갖고 있는 매력도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내 경우 영미권이나 일본 작품 속 정서는 현대 한국인과 비슷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은데 중국은 옛날 것, 그러니까 문화대혁명 시절이나 개혁·개방 시기 변화에 적응 못한 궁핍한 농민이나 도시 노동자의 삶에 아직도 집중하는 것 같아 다가가기가 어렵다."

웨이 "바로 그런 이유로 평론가의 서평과 출판사의 홍보가 번역의 질만큼이나 중요하다."

한·중 젊은 작가들에게 서로의 문학은 "가깝고도 먼 미지의 세계"였다. 21~2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회 한·중작가회의에서 양국 작가 중 가장 젊은 두 소설가 해이수(39)와 웨이웨이(42)는 "한국 남성, 중국 여성이 주인공인 연애소설을 써서 양국의 문학적 거리감을 좁히는 데 힘써 보자"고 약속했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문학번역원이 후원한 이번 한·중작가회의의 주제는 '한중수교 20년, 양국 문학의 소통과 이해'. 한국 측은 소설가 김주영·시인 황동규·평론가 김치수 등 원로부터 박상우·권지예·천운영 등 21명이 골고루 참가했다. 중국에서는 시안시작가협회 주석 우커징(吳克敬), 노동자 출신 시인 수팅(舒?Y), 전위 예술가 옌리(巖力) 등 6명이 참가했다. 문학평론가 홍정선 문학과지성사 대표이사는 "한국 문학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상품의 하나로 존재한 반면 중국 문학은 인민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의 한 수레바퀴로 기능해왔다"며 "양국 문학은 과거 유산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면서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만난 해이수(이하 해)와 웨이웨이(이하 웨이)는 두 나라 문학의 소통을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97년 '화성(花城)'으로 등단한 웨이웨이는 소설집 '정서의 한 가지', 장편소설 '흘러간 세월(流年)' 등을 썼고, 일부 작품은 영미권과 아시아에도 번역됐다.

웨이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정부의 간섭에서 100% 벗어나 자유롭게 쓰는 것 같다."

해 "맞다. 하지만 생계와 창작, 두 가지 면에서 인정받아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국 작가들은 당으로부터 등급에 따른 급료를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고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