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유와 천연가스의 가격이 서로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유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불거지며 가격이 하락한 반면 천연가스는 공급이 줄 것이라는 전망에 가격이 뛰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6월 인도분은 배럴당 91.66달러를 기록했다. WTI 선물가격은 지난달 20일 배럴당 103.88달러를 기록한 이후 한 달 만에 가격이 11.8% 하락했다.
유가는 올 들어 이란과 서방 국가들 간의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며 급등한 이후 4월까지 배럴당 100달러 선을 계속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달 초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정당이 선전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우려가 커졌고, 스페인 등 재정 위험국들의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정치적 갈등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점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22일 COMEX에서 천연가스 7월 인도분은 MBTU(1백만파운드의 물 온도를 화씨 1도만큼 올릴 수 있는 열량)당 2.71달러를 기록, 한 달 만에 가격이 40.5%나 급등했다.
올해 초 천연가스 가격은 미국의 따뜻한 겨울 날씨로 난방용 연료 수요가 줄고, 셰일가스(모래와 진흙 퇴적암층에 함유된 천연가스) 개발로 공급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에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엑손모빌, 엔카나 등 미국의 대형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이 공급량을 감축하고, 여름철 냉방 연료 수요가 살아나면서 천연가스를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