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302개 병원의 위암·대장암·간암 수술 기록을 분석해 처음으로 '수술 사망률(수술 후 30일 이내에 사망한 비율)'을 공개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로 병원별 수술사망률이란 지표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 자료인지, 조사 방법을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심평원은 "병원에서 수술 환자 자료를 받아 환자별 사망 위험요인을 일일이 감안하고, 외과 의사들의 검증까지 거친 자료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평원 김선민 평가위원은 "수술사망률은 수술을 얼마나 안전하게 하는지 보여주는 데 가장 정확한 지표로, 미국·캐나다·영국 등에서도 조사하고, 많은 환자가 궁금해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5년 생존율도 조사하면 좋겠지만 환자들이 여러 병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아 병원별 5년 생존율 조사는 불가능하다"며 "응급환자, 다른 병원에서 온 이송 환자 등은 사망률 비교에서 제외하는 등 의사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3일 성명을 내고 "환자가 원하는 정보는 의료기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의사 개인에 대한 것"이라며 "병원별 수술사망률 자료만이 아니라 의사 단위로도 이 같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원별 수술사망률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암 통계 전문가는 "중소 병원들의 경우 고난도(高難度) 암 환자는 수술하지 않고 상급 병원으로 이송시키는 경우도 많아 통계의 왜곡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암 수술을 주로 시술하는 병원은 1등급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서홍관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도 "병원에 오는 환자 상태가 제각각인데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공정한지 의문"이라며 "암 수술은 사망률이 낮기 때문에 수술사망률보다 5년 생존율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는 "국민 알권리를 위한 합리적인 정보 공개는 동의하지만 수술사망률은 공개 내용과 방식이 오히려 국민에게 불안감과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