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상장 주간사), 페이스북 주가 전망치 속였나

큰 기대 속에 지난 18일 나스닥에 상장한 후 주가가 급락한 페이스북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미국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서고 투자자들의 소송이 이어지는 등 페이스북 사태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3일 뉴욕 맨해튼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페이스북 투자자들은 저커버그와 모간스탠리 은행 등이 페이스북 IPO 과정에서 회사의 수익전망치를 "심각하고 확연하게" 은폐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 주식은 상장 3일째인 22일 전일보다 8.9% 내린 주당 31달러에 마감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거래 사흘 만에 시초가 42.05달러 대비 26.3%가 빠졌다. 첫날 1150억달러에 달했던 시가총액 중 302억달러가 사흘 만에 증발한 셈이다.

페이스북 주가가 첫날 공모가(38달러)를 간신히 넘긴 후 연일 급락하자 공모가를 산정한 상장 주간사들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주간사들이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를 과다 책정해 투자자들에 그릇된 기대를 심어줬다는 것이다. 특히 핵심주간사 모간스탠리가 상장을 앞두고 연 투자설명회에서 페이스북 주가 전망치를 대폭 낮춘 기업 가치 보고서를 일부에게만 공개했다는 사실이 로이터통신·WSJ 등에 보도되면서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모간스탠리 보고서에는 "페이스북의 실적이 1분기에서 2분기로 갈수록 줄어들고 연간 실적도 예상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페이스북 광고 수익 증가율이 가입자 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PO에 참여한 일부 투자은행들은 모간스탠리가 이 같은 내용을 JP모간체이스·골드만삭스에만 알리고 다른 주간사들을 배제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릭 케첨 금융산업규제청(FINRA) 청장은 22일 성명을 내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FINRA와 증권거래위원회의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공모가는 당초 28~35달러로 논의되다가 계속 상승해 상장 전날 38달러로 결정됐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지표)이 74배에 달하는데 이는 구글(18.2배)·애플(13.6배) 등 정보통신(IT) 관련주의 PER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월가(街)에서는 페이스북 적정 주가를 30달러 정도로 제시하고 '매도' 의견을 내는 애널리스트들이 많다고 AP가 전했다.

페이스북 주식 거래 시작을 예정보다 30분 늦어지게 한 나스닥 시스템의 기술적 결함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에릭 놀 나스닥 거래서비스 담당 대표는 22일 증권거래인들과 가진 전화 간담회에서 "기술적 문제를 모두 파악했다면 18일 상장을 취소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틀렸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시스템 오류로 투자 체결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손해를 본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조짐이다.

시장조사기관 '나이트캐피탈'은 첫날 거래 불통 사태로 발생한 손실이 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 개인투자자가 나스닥 거래 시스템의 오류로 손실을 보았다며 맨해튼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또 다른 투자자는 모간스탠리가 페이스북 주식거래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소송을 내 등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