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들은 자산의 규모가 큰 만큼 투자하는 상품에도 차이가 있다. ‘버는 투자’보다는 ‘지키는 투자’를 선호하여, 자신이 잘 아는 상품 위주로 투자한다. 장기투자에 대한 거부감도 적은 편이다. 특히 올해부터 최고 세율을 38.5%에서 41.8%로 높이는, 이른바 한국판 ‘버핏세’가 도입되면서 절세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절세와 지키는 투자를 위해 슈퍼리치들이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물가연동국채다. 물가연동국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이자는 1.5%로 낮은 대신 물가가 오르는 만큼 원금이 같이 올라가는 채권이다.
예를 들어 물가가 3.5% 상승하고 채권이 액면대로 거래되고 있다면 원금증가분 3.5%에 이자 1.5%를 더해 약 5%의 수익을 얻게 된다. 그런데 원금 상승분인 3.5%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고, 이자 1.5%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되기 때문에 절세효과가 뛰어나다. 또 원금이 물가만큼 올라가기 때문에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실질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이자 전액이 비과세되는 브라질채권과 표면금리가 낮아 절세효과가 있는 딤섬채권 등 해외채권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브라질채권은 6%의 금융거래세와 각종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7%대의 이자를 받을 뿐 아니라 별도의 세금도 없기 때문에 인기다. 하지만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초기 투자자들의 손실이 큰 상태라 현재는 다소 주춤한 편이다.
딤섬채권은 홍콩에서 위안화로 발행된 채권으로 표면금리는 평균 2%대로 낮은 편이지만 표시통화인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추가적인 환차익이 가능한 상품이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높고, 환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이기 때문에 상당한 관심을 얻고 있다.
다소 공격적인 슈퍼리치들 사이에서는 단연 주가연계증권(ELS)이 최고 인기상품이다. 주가가 오를 때는 물론이고 주가가 통상 절반 수준까지만 빠지지 않으면 연 10%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ELS는 주식이나 주식형펀드와 같은 비과세 혜택이 없는 것이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