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남자의 스타일, 그러니까 멋스러움은 30대 이후에 완성된다고들 한다. 남자의 옷은 트렌드가 아닌 철학이자 헤리티지이기 때문이다.
▲Like Young Man | with Check Jacket & Scarf…
체크 재킷은 클래식한 위상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패턴이 지나치게 도드라지는 체크 재킷은 나이가 들어 보이는 단점이 있다. 사진속 모델이 입고 있는 옅은 글렌 체크 재킷은 솔리드 재킷과 큰 차이는 없으면서도 클래식한 특징을 동시에 담고 있는, 젊음을 고민하는 당신에겐 안정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특히 타이가 아닌 도트 무늬 스카프와의 조합은 당신의 젊은 감각을 그대로 노출한다는 점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 체크 재킷 루이비통.체크 팬츠 루이비통. 리넨 화이트 셔츠 살바토레 페라가모. 도트 스카프 유니페어. 블랙 윙팁 구두 처치스. 벨트 발리.
아름다움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지위와 문화적 소양 그리고 축적된 경륜은 한 남자의 모습을 완성하는 훌륭한 지원군이 된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의 완성은 30, 40대로 도약했다고해서 부지불식간에 얻어지는 건 아니다. 다양한 스타일에의 도전과 열의가 차고 넘치던 10대와 20대의 경험이 바탕이 돼 그렇게 완성형에 다가가는 것이니까.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제한적인 슈트의 조합만이 통용되는 사회에 지배받았다. 무척 보수적인 차림만이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아이언 맨’과 ‘셜록 홈즈’를 넘나 들며 ‘슈트! 어떻게 입어야 하나’를 제대로 보여준 48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같은 사람과는 시종 원거리에 있어왔던 것이다.
▲with Chino Pants… 클래식한 재킷 아래 치노팬츠는 나이의 고하를 막론하고 부담 없는 선택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팬츠의 길이와 몸에 알맞게 달라붙는 핏. 팬츠는 엉덩이에서 발목까지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좁아져야 한다. 팬츠를 입은 상태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구두의 1/2 혹은 3/4 정도 보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바지통이다. 그리고 팬츠를 길게 입는다고 절대 키가 커 보이진 않는다. 젊어 보이고 싶다면 컬러풀한 양말이 살짝 노출되는 느낌으로 조금은 짧게 입는 것이 좋겠다. 하늘색 재킷 에르메네질도 제냐. 화이트 셔츠 에르메네질도 제냐. 갈색 치노 팬츠 에르메네질도제냐. 사선 타이 타이 유어 타이 by 유니페어. 갈색 스웨이드 구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양말 니탄
동안이 대세고, 사람들은 저마다 나이와 반비례한 외모를 갖길 원한다. 멋있게 옷 입는 노하우를 알지도 못하면서 입속으로 감이 떨어지기만을 바란다. 요행을 바라기 전에 한 가지 꼭 명심했으면 하는 게 있다. 자신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이즈보다 한 사이즈 작은 옷을 시도해보라는 것. 몸에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슈트나 셔츠 그리고 팬츠를 입었을 때 종전과는 완벽히 다른 모습을 완성할 수 있다.
▲with Casual Jacket… 데님 팬츠와 완벽한 궁합을 이룰 캐주얼 재킷은 클래식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패치가 더해져 있거나 과도한 디테일로 시선을 혼란스럽게 하는 캐주얼 재킷은 당신이 아닌 아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 테일러드 캐주얼 재킷은 당신의 외모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5년은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을 확실한 원 포인트 레슨. 아웃 포켓이 큼지막한 캐주얼 재킷 볼리올리 by 란스미어. 편안한 갈색 가죽 에스파드리유 살바토레 페라가모. 데님 셔츠 베빌라콰 by 란스미어. 데님 팬츠 발리. 타이 루이비통.
물론 어색할 수도 있지만, 확실한 건 사이즈가 한 치수 줄어들수록 당신의 나이도 3~4세는 더 어려 보인다는 진리를 깨달았으면 좋겠다. 조금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된다. 몇 번 시도하다 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회풍토가 패션에 관심 있는 남자들을 경박하다고 했던 건 아주 먼 과거의 일이다.
▲with Navy Blazer… 블레이저란 단어는 19세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요트 클럽 선수들이 입은 재킷에서 유래했다. 그리고 네이비는 흔히 ‘남색’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되지만, 남성성이 강렬한 ‘해군’을 의미하기도 한다. 남성성과 젊음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네이비 블레이저는 어떤 컬러의 팬츠와도 안정적으로 어울린다. 더블브레스트 네이비 블레이저에 꽂은 부토니에와 다양한 컬러의 치노 팬츠의 조합은 나이를 불문하고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빨간 치노 팬츠와의 조합도 두 손 들어 반길 만한 모양새를 연출한다. 부토니에가 시선을 끄는 네이비 블레이저 라르디니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스카프 유니페어. 치노 팬츠 PT01 by 란스미어. 지퍼로 여밀 수 있는 셔츠 에르메스. 와인 컬러 코도반 슈즈 알든 by 유니페어. 양말 코르기 by 유니페어.
과거에 머물지 말고 현재에 살아라. 자신의 취향에 신경 쓸 여유가 있는, 그리고 다종다양한 브랜드가 강림한 세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