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카페] 인공위성으로 인구·전염병 확산까지 예측

아프리카는 우기(雨期)와 건기(乾期)에 따라 사람들의 이동이 잦아 인구통계가 정확하지 않다. 전염병이 돌면 백신을 얼마만큼 준비해야 하는지, 또 언제, 어디에서부터 접종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인공위성이 '문제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런던보건대 크리스 그룬디(Grundy) 교수 연구진은 최근 런던에서 열린 '국경없는 의사회' 연례총회에서 아프리카 차드 남동부 암 티만(Am Timan)의 인구를 위성사진으로 추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뇌수막염이 창궐해 의사회가 백신 접종을 하는 지역이다.

의사회는 백신접종 대상 인원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요원을 투입, 암 티만의 1160가구를 표본으로 골라 어떤 형태의 집들이 있는지, 또 각각의 집에 얼마나 사는지 조사했다. 여기서 나온 표본을 토대로 전체 인구가 4만9722명이라고 추산했다. 하지만 이 작업은 조사요원이 많이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그룬디 교수는 표본으로 348가구를 선정했다. 이를 토대로 위성사진에 나온 집 형태를 컴퓨터로 자동분석한 결과 4만5400명이 나왔다. 과거보다 훨씬 간편하고 빠르면서도 기존 조사와 비슷한 수치를 얻은 것이다.

위성을 이용하면 질병 창궐지역 예측도 가능하다. 미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사이언스'지에 위성사진으로 아프리카 중서부 니제르에서 홍역이 어디에서부터 퍼질지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니제르 주요 도시 3곳을 찍은 야간 위성사진을 분석했다. 사람이 많이 살면 위성사진에 전등 빛이 많이 보인다. 홍역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질병이어서 사람이 많이 몰린 곳에서 창궐하기 쉽다. 프린스턴대 연구진이 인공위성 사진과 니제르 정부의 홍역 발생 지역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 홍역 발생 지역과 가까운 인구 밀집 지역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홍역이 급속히 번졌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