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컸던 기·화·철(기계·화학·철강)에 반등기대 매수세

5월 들어 주가가 1780선까지 하락한 후 다시 반등을 시작하자, 그동안 지나치게 많이 떨어졌던 '낙폭과대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주가가 많이 내려, 상대적으로 반등 가능성이 큰 주식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주가 조정 후 막 반등이 시작하는 시기에는 낙폭과대주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급락 후 기·화·철 올라

3월 이후 기계, 화학, 철강 업종의 주가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 세 업종은 중국 수출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 경기 둔화와 함께 1분기 실적도 나빴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18일 3%가량 하락하며 저점을 기록하고 나서 다시 반등에 나섰다. 이때부터 기계, 화학, 철강 업종의 주가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18일 이후 코스피지수가 3.78% 오르는 동안 두산인프라코어는 주가가 16.42% 상승했다. STX엔진과 STX메탈은 7%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화학 업종 대표주인 LG화학은 7.36%, 호남석유는 9.35% 올랐다. 철강 업종의 현대하이스코와 현대제철은 3%가량 올랐다. 이들 업종과 함께 불경기에 울었던 건설 업종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올랐다. 현대산업은 13.8%, 대림산업은 9.2%, GS건설은 8.3% 올랐다.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등 호재가 발표되자 기업가치에 비해 싼 주가가 돋보였다.

◇반등 직후에 탄력받는 낙폭과대주

전문가들은 주식을 저가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반등 직후 낙폭과대주가 선전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외국인과 기관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가가 많이 내려간 종목들을 담고 있어 낙폭과대주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껏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를 중심으로 주식을 매수해왔다.

대우증권 김정환 연구원은 "5월 초까지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지만, 이들이 계속 오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주가가 많이 내린 종목을 싼값에 사면, 반등 때 다른 종목보다 많이 오를 가능성이 커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의지가 드러난 것 또한 이들 업종에는 호재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 경기 부양책과 지급준비율 인하 정책 등으로 중국 경기가 점차 좋아질 것"이라며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크게 오르지 못했던 소재와 산업재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승 방향 결정되면 실적주로 다시 갈아타야

다만 다수의 전문가는 현재의 주가 반등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낙폭과대주는 조심해서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의 정치문제가 결정될 6월까지는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양증권 신남석 센터장은 "유로존에서 비롯된 해외 악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다"며 "주가가 많이 내린 종목이라고 해서 무조건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한 상승방향이 결정되고 나면 다시 실적을 고려해 투자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부증권의 용대인 센터장은 "낙폭과대주 투자는 단기수익률을 위한 전략"이라며 "코스피지수의 반등세가 확실해지면, 실적이 좋은 업종을 찾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맥쿼리증권은 그간 주가가 많이 내렸으나 2분기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종목으로 동국제강, 대림산업, LG화학, GS건설, 현대산업 등을 추천종목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