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K록'을 보여주마

"한국 록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공연이에요. 김치로 치면 오래 숙성된 묵은지부터 갓 무쳐낸 겉절이까지 골고루 맛볼 수 있다고 할까요?"

한동안 한국 록은 '인스턴트 상품'처럼 쏟아져나오는 아이돌 음악들에 밀려 설 자리를 잃는 듯 보였다. 서울 홍대 앞 같은 '해방구'에서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는 음악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다음 달 7∼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현대아트홀에서 열리는 'K록 히스토리-대한민국 록의 역사를 노래하다'는 그런 한국 록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공연이다. 한대수, 부활, 김창완, 봄여름가을겨울, 신대철, 신해철, 김경호, YB, 노브레인, 크라잉넛 등 한국 록의 대표적인 신구(新舊) 세대 뮤지션 10팀이 참가한다.

이 중 봄여름가을겨울과 노브레인을 지난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들은 이번 공연의 출연진을 두고 "요리가 잘 된 라인업"이라고 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전태관(50)은 "힘이 넘치는 젊은 밴드들과 선배 밴드가 조화를 이룰 것"이라며 "록이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음악이라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36)도 "함께 공연하는 밴드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관객들은 더 설레지 않겠느냐"고 했다.

두 밴드는 최근 TV에 출연해 록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지난해 방송된 KBS '톱밴드'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아티스트에 순위를 매긴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전태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좋은 밴드들이 너무나 많았다"며 "록 음악을 대중화한다는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