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사업비 721억으로 늘렸지만 침수와 관련 없는 곳에 투입"
지난 2010·2011년 여름철 집중호우 때 연이어 서울의 한복판인 광화문 일대가 물에 잠긴 것은 경관에만 치중한 광화문광장 공사가 주요 원인이라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30일 "지난 2010년 5월 완공된 광화문광장 공사 과정에서 광장 부근의 기존 하수관이 직선이 아닌 'C'자 형태로 돼 있어 여름철 집중호우가 내리면 빗물의 배수 속도가 느려져 광화문 일대가 침수될 우려가 제기됐는데도 서울시는 'C'자 하수관에 대한 보완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당시에도 과거 30년 동안 가장 강우량이 많았던 해를 기준으로 삼아 하수도의 배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결국 이보다 하수관의 배수 능력이 상당히 낮게 시공이 됐다"며 "경관에 치우친 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는 당초 354억원이었던 광화문광장 조성사업비를 721억원으로 증액했지만 늘어난 사업비는 침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곳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발생한 강남대로 일대 침수피해도 관할 관청의 허술한 행정이 주요 원인이었다. 서초구청은 지난 2005년부터 강남대로 지하에 하수시설 확충 공사를 진행하면서 이곳에서 신분당선 공사를 하던 시공사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아 공사가 240일 지연됐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이전이었던 준공 일정을 지키지 못해 작년 여름 강남대로 일대 침수피해를 키웠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