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접어드는 지금이 가족끼리 별 보기 좋은 밤

이번 주말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를 다녀오면 좋을지 고민하고 계십니까? 주말매거진+2가 천문대 여행을 권합니다. 봄을 지나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요즘, 낮보다는 밤이 여러모로 활동하기 훨씬 쾌적합니다. 물론 별을 관측하기엔 대기에 수증기가 적고 맑은 하늘이 상대적으로 많은 가을과 겨울이 더 적당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쌀쌀한 가을밤이나 혹독하게 추운 겨울밤 아이들과 야외에서 지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가족끼리 별 관측하기엔 요즘이 더 적합하다는 말입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에 있는 ‘송암스페이스센터’에 다녀왔습니다. 그 밖에 전국 주요 천문대와 주변 관광지도 소개합니다.

"봄철부터 가볼게요. 별자리판 5월이라고 써진 곳 아래 보면 '아크투르스(Arcturus)'라는 별이 있죠? 우리나라(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두번째로 밝은 별이에요. 야광풀로 찍어주세요. 이제 불을 끌게요."

송암스페이스센터 에듀케이터(교육담당) 김상재(30)씨가 교실 조명을 껐다. 이쑤시개 끝으로 별에 찍은 야광풀이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났다. 경기도 용인 백암초등학교 학생 20여 명이 일제히 "와" 탄성을 질렀다. 송암스페이스센터는 2007년 문을 열었다. 주중 평일에는 300여명, 주말에는 400~500명이 찾는다. 주중은 대개 학교에서 단체로, 주말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초여름인 요즘은 오후 5시30분쯤부터 바빠진다. 교실에선 계절별 별자리, 망원경 원리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돔 형태 천장에 디지털 영상을 쏴 우주공간이나 밤하늘 여행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플라네타리움에선 우주와 별, 별자리 등에 대해 알려준다. 에듀케이터들은 천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가끔은 '썰렁'한 유머를 섞어가며 재미나게 교육을 이끌어간다.

저녁 7시가 지나 해가 지면 본격적인 천체 관측이 시작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계명산 꼭대기에 있는 천문대로 이동한다. 다양한 시설이 있지만 핵심은 망원경이 있는 관측실이다. 주관측실인 뉴턴관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최초의 망원경이 있다. 지름 600㎜로 국내 최대 규모의 반사망원경이다. 보조관측실인 갈릴레이관에는 반사식·굴절식·반사굴절식 등 다양한 종류의 망원경 10여대가 비치돼 있다.

학생들은 먼저 갈릴레이관에서 관측을 시작했다. 이날은 망원경 다섯 대를 이용할 수 있었다. 망원경마다 달 전체, 분화구가 있는 달 일부분, 금성, 화성, 토성에 각각 방향과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주관측실 망원경으로 관측할 천체 대상은 앞서 배웠던 아크투르스였다. 학생들은 "지구에서 약 37광년, 그러니까 352조㎞ 떨어져 있다"는 설명에 신기해하며 망원경 접안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서울 광남중학교 학생들은 신이 났다. "좀 오래 걸릴 거야, 미안해." "나도 흐흐흐."

송암스페이스센터

오전 11시~밤 10시(토요일·공휴일 10시30분까지) 개장한다. 오후 7시까지 입장해야 한다. '스타이용권'(성인 2만8000원, 초~고교생 2만5000원, 4세~유치원생 2만2000원)을 사면 천문대·케이블카·플라네타리움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가족은 '패밀리티켓'(3인 기준 6만6000원)이 더 알뜰하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410-5, (031)894-6000, www.songamspacecenter.com

●주변 볼거리·즐길거리

장흥아트파크 _ 미술관·조각공원·어린이체험관·공연장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 그림으로 배우는 색깔 이야기, 어린이 현대 한국화전 등 아이들 혹은 가족들이 함께 즐길만한 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섬유미술가 도시코 맥아담의 작품 '에어포켓&그물 놀이터'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송암아트스페이스센터와 함께 장흥문화체험특구 안에 있다. (031)877-0500

장흥자생수목원 _ 계명산 형제봉 능선에 조성됐다. 철철이 피는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다. 곤충목걸이 만들기, 곤충 생태 관찰, 허브양초 만들기, 야생화 심기, 도자기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031)826-0933

청암민속박물관 _ 민속생활용품 1만2000여 점으로 옛 생활을 재현했다. 그네타기, 투호 등 민속놀이와 문양 탁본 뜨기 등이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 36-3, (031)855-5100

●먹거리

양주골 한우마을 _ 양주시 백석읍 기산리에 있다. 양주시 축협에서 받은 거세우를 판다. 등심 1인분 200g 3만5000원으로 저렴한 편인데다 육질도 괜찮다. 50여 개 음식점이 길을 따라 늘어서 있지만, 양주시 축협에서 도축한 쇠고기만 파는 고깃집은 10곳 정도니 미리 확인할 것. (031)820-23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