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도미노… 세계경제 마이너스 성장할 수도

그리스·스페인 사태가 제대로 수습되지 않으면 제2의 리먼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채무 불이행)와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되고 스페인이 은행 부실 처리를 실기(失機)하면서 디폴트에 직면하는 상황이 되면 유럽 및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유로존 내의 다른 재정 취약국에서 자본이탈이 잇따르고,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에 대한 추가 지원이 불가피해진다. 이탈리아도 무사하기 어렵다. 유로존의 마이너스 성장 폭은 더욱 확대된다. 또 프랑스나 벨기에 등 우량 등급의 고부채 국가들도 새로이 위험선상에 놓일 수 있다.

유럽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면 세계경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럽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GDP와 교역 비중이 각각 18.8%, 25.7%(IMF 추정, 2011년 기준)에 이른다. 유럽의 금융권 손실 확대 등으로 신용경색이 유발되고 실물거래와 수요가 급속히 위축된다. 반면 각국 정부는 큰 위기를 겪은 지 수년 만에 다시 비슷한 수준의 위기에 직면해 사용할 정책수단이 마땅치가 않다. 이미 제로 금리에 가까운 선진국들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력이 없고, 과다 부채로 인해 과감한 재정확대가 쉽지 않다.

유럽 위기가 전면적으로 확산되면 세계 경제는 하반기에 제로 또는 마이너스 성장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유로화 체제의 신뢰가 깨지면서 유로화는 1.1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교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교역 급감으로 하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면서 주식을 비롯한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소비심리와 투자심리가 타격을 받아 내수경제도 어려움이 가중된다. 원화는 강한 절하 압력을 받겠으나 외환보유액의 확충, 외환관련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과거 위기 국면보다는 낮은 달러당 1300원 내외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