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증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불거지며 크게 위축됐지만,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오히려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변동성이 커지자, 코스피지수가 오르거나 내릴 때 수익이 나는 ETF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ETF는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인덱스펀드로, 코스피200지수를 비롯해 다양한 업종, 그룹주, 채권, 상품, 통화와 관련된 지수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7% 하락한 지난 5월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피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전달보다 6% 감소한 4조6000억원에 그쳤다. 반면 ETF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전달보다 8% 늘어 역대 최대치인 50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ETF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돌파 10.7%에 달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1000만원 거래하면 그중 100만원은 ETF로 사고팔았다는 뜻이다.
ETF는 2002년 3000억원대 시장으로 출발했는데 현재는 11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ETF 종목 수도 올 초 100여개에서 현재 121개로 계속 늘고 있다. ETF는 일반 펀드와 달리 편입된 종목을 매일매일 거래소 홈페이지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수수료가 0.3~0.8%로 일반 펀드(1.5~2%)에 비해 싸다는 장점이 있다.
ETF는 여러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지만,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투기성이 짙은 ETF상품을 선호한다.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의 2배로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 ETF, 그리고 이 지수가 하락하는 만큼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F가 전체 거래의 70%를 차지한다. 특히 레버리지 ETF의 거래 비중은 절반에 가깝고, 매달 아시아 ETF 시장에서 가장 거래가 많았던 종목으로 꼽힌다. 요즘처럼 글로벌 위기의 반복으로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면서 인버스ETF를 사는 투자자와 주가 상승을 노리며 레버리지ETF(또는 코스피200ETF)를 사는 투자자가 동시에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