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없으면 생계, 집 없으면 주거 지원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현행 통합 급여 방식에서 생계·주거·의료 등 분야별로 개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등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000년에 제도를 도입한지 12년 만이다.

정부는 4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사회보장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의 통합 급여 방식은 한번 기초생활 수급자로 지정되면 생계비, 주거비, 의료비 등 7개 급여를 통합 지원하지만 수급자 자격을 잃으면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생계·주거·의료·교육 등 수급자의 필요를 따져 분야별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소득은 있지만 주거가 불안정한 사람에게는 주거 지원을 해주고, 주택을 가진 수급자라면 생계와 의료보장 중심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기초생활 수급자와 수급 대상이 아닌 빈곤층 사이에서 '소득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는 조사결과에 따라 차상위계층(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의 120% 미만인 계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2010년 빈곤 실태 조사 결과, 기초생활수급자는 월 소득이 87만5000원이었지만 비수급 빈곤층은 소득이 51만 8000원, 차상위계층은 83만9000원에 불과해 소득역전현상이 발생했다.

정부는 고졸·대졸 자녀가 기초수급 중단을 우려해 취업을 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립기반을 형성하는 2~3년 동안 한시적으로 교육·의료 등 급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초수급자에게 주는 영구임대주택, 전세 지원 등 우선권을 차상위계층한테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번 빈곤실태조사에 따르면, 2010년 빈곤층 규모는 340만명(7%)으로 지난 2006년(6.7%, 323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나 비수급 빈곤층 규모는 2006년 103만명에서 2010년 117만명으로 2.4%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