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한국 작가 3인, 카셀에 발 딛다

카셀 도큐멘타에서는 시장의 '인기 작가'도 인기가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인 제프 쿤스(57)가 1992년 도큐멘타에 초청받지 못한 화풀이로 전시장 인근에 생화 화분 7만여개로 거대한 강아지 조각을 설치한 것은 유명한 일화.

올 13회 카셀 도큐멘타에는 55개국에서 150여명의 작가가 초청받았다. 특히 올해는 한국 작가가 세 명이나 포함됐다. 양혜규(41), 전준호(43)·문경원(43) 팀이 그들. 1992년 제9회 행사에 육근병(55)이 초청받은 이후 20년 만이다. 도큐멘타 큐레이터 에이전트 팀에 김선정(47) 한예종 교수가 포함된 영향도 적지 않다.

그리는 프로젝트다.

서울과 베를린에서 활동하며, 뉴욕 MoMA, 구겐하임에 작품이 소장됐고,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진출한 양혜규는 여러모로 카셀과 '궁합'이 맞는 작가. 블라인드, 선풍기 등 일상 공간의 사물들을 시(詩)적으로 출현시키는 작업으로 현대인의 존재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양혜규는 이번 전시에도 다소 난해한 제목의 작품을 출품한다. 작품 제목은 '진입한 과거시제의 공학적 안무'. '도큐멘타 우수작품 20선'의 하나로 양씨의 작품을 선정한 독일 미술전문지 '아트'는 "복잡한 설치물, 조각 및 구조적 간섭물로 잘 알려진 양혜규는 축 늘어져 일정한 순서와 리듬에 따라 모터로 움직이는 블라인드로 전시장을 가득 채우는 조형물을 만들어냈다"고 소개했다. 양혜규는 프리뷰 기간인 7일, 뒤라스의 소설을 근간으로 한 모노드라마 '죽음에 이르는 병'도 선보인다.

미디어 아티스트인 전준호·문경원 작가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흉상 홀로그램 제작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공동작업을 해온 이 두 작가는 '뉴스 프롬 노웨어(News from Nowhere)'라는 작품을 출품한다. 디자인·건축·환경·의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예술의 지향점과 사회 전반을 성찰하고 미래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