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황금 법당·正祖(조선 제22대 왕) 쉬던 정자… 서울 숨은 명소 10곳

역사의 숨결이 배인 문화 유적을 만나기 위해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서울 시내에서도 석굴암과 황금사원, 관음보살좌상, 용이 뛰놀던 정자 등을 만날 수 있다. 사종민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문화관장이 고른 '숨은 서울 명소' 10곳은 교통카드 한 장으로 가볍게 둘러볼 수 있다.

용양봉저정(龍陽鳳�T亭)은 '용이 뛰놀고 봉황이 날아다닌다'는 뜻을 지닌 정자다. 조선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는 수원 화성으로 능행(陵幸)을 나설 때마다 들러 쉬었던 곳. 동작구 본동주민센터 인근.

수국사(守國寺)는 은평구 갈현동에 있는 '황금 사원'이다. 절에 들어서면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법당을 볼 수 있는데, 법당 안팎은 모두 얇은 순금으로 도금한 것이다. 조선 세조 5년(1459년) 지어진 절로 6·25전쟁 피해를 봐 옛 모습을 잃었다가 1985년 다시 세웠으며, 1995년 황금법당을 신축했다. 황금 사원은 주로 동남아시아에 많이 있어 이국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필운대(弼雲臺)는 인왕산 중턱에 있는 전망대. 조선 선조 때 재상 이항복의 옛 집터이기도 하다. 필운은 그의 호. 근처에 살구나무가 많고 고즈넉해 예부터 문인들의 사랑을 받은 장소다. 배화여고 교내 별관 건물 뒤편.

뚝도정수장은 뚝섬에 있는 한국 최초 정수장으로 1908년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공장형 건물이다. 입구가 아치형이고 출입문과 좌우 측 창문 틀도 화강석 아치라 근대 미국식 건물을 연상케 한다.

한규설 가옥은 조선 말기 무관 한규설 생가로 호숫가에 세워진 정자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다. 과거 중구 장교동에 있었으나 지금은 국민대 캠퍼스 인근으로 이전, 명원민속관으로 불린다.

보문사는 서울에서 석굴암을 둘러볼 수 있는 절이다. 조선 후기 지어졌으며 절 뒤 돌산을 이용해 석굴암을 조성한 것은 1972년이다. 경주까지 가지 않아도 불상이 앉아 있는 석굴을 감상할 수 있고, 하루 세 시간 동안 명상과 다도를 하는 '템플 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다. 성북구 보문동 지하철 6호선 보문역과 가깝다.

학도암(鶴到庵)은 불암산 서남쪽 자락에 있는 암자다. '학이 찾아드는 곳에 있는 암자'라는 뜻. 암자에서 노원구 일대가 내려다보일 뿐 아니라 청계산과 관악산, 남산도 볼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암자 뒤쪽에 거대한 관음보살좌상이 새겨져 있고 암벽 동굴에 만든 굴 법당도 있다.

안양암은 종로구 창신동 주택가에 숨어 있는 작은 절이다. 불화 12점, 불상 6점을 보유, 불교 문화재가 많다.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관음보살상이나 근엄한 모습의 시왕상 등 다양한 불교 예술을 즐길 수 있다.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 부근이다.

삼전도비(三田渡碑)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대로 인근에 자리 잡은 치욕의 기념비. 1636년 10만 대군으로 조선을 침략한 청나라 태종은 인조에게 머리를 땅에 부딪치며 9번 절해 항복(三�[九叩頭)하게 한 뒤 자신의 공덕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도록 강요했다. 청나라가 약해지자 강물 속으로 쓰러뜨렸던 이 비석을 일제가 다시 세우고 이후 또 묻기를 반복하다 지금에 이르렀다.

우정총국은 우리나라 최초 우편업무를 주관했던 곳으로 종로 도심 한가운데 서 있다. 인근엔 일제 을사조약에 반대해 자결한 충정공 민영환의 집터가 있다. 종로구 조계사 바로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