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의 엉터리 영문 편지 경매로 나와

"나폴레옹은 유럽 대륙 대부분을 정벌했지만 장사꾼 나라의 언어(영어)는 정복하지 못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의 영문 친필 편지가 오는 10일 프랑스에서 경매된다는 소식을 6일 전하면서 황제의 초라한 영어 구사력을 비꼬았다. 나폴레옹 1세는 영국을 경멸해 '장사꾼들의 나라(a nation of shopkeepers)'로 불렀다.

이 희귀본은 나폴레옹이 1815년 6월 워털루(벨기에 남동부) 전쟁에서 영국·프로이센 연합군에 패배한 뒤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쫓겨났던 시절인 1816년 3월 양피지에 영어로 쓴 편지 세 통 중 하나다. 그는 유배 직후 무료함을 덜고 영국인 감시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영어 학습에 열중했다.

경매에 나온 편지의 요지는 '프랑스로부터 곧 배가 도착하면 아내가 보낸 편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이며, 유배지에서 영어를 가르쳐 준 측근 에마뉘엘에게 잠 못 이루던 밤 2시에 쓴 것이다. 편지는 비문(非文)과 오자가 많아 해독에 추론이 필요하다. 황제는 잠을 '충분히' 잤다면서 enough를 enow로, 너와 '담소'하며 이 밤을 마감하겠다면서 chat을 cause로, '1816년'을 thousand eight hundred sixteen으로 표기했다.

경매는 파리 남쪽 퐁텐블로에서 열리며 예상 낙찰가는 8만유로(1억1730만원)라고 BBC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