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인천 이야기] '자전거 한국 100년'을 선두에서 이끌다
입력 : 2012.06.07 03:11
명성 회복 꿈꾸는 '자전거 도시'
인천 통해 일제 자전거 수입, 신문물로 인기… 절도 기승, 대회에 기생·배달원 참가
경인아라뱃길 정서진… 국토종주 시발점 인기
도심 자전거도로 애물단지… 공공 자전거도 보급 중단
지난 5월 22일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1757㎞ 국토 종주 자전거 길이 개통되었다. 부산까지 이어진 그 자전거 길의 출발점은 인천 서구 정서진 경인아라뱃길이다.
신문물 유입의 창구였던 인천은 자전거의 출현도 다른 도시보다 빨랐다.
1924년 인천부의 자전거 실태 조사에 의하면 인구 5만명가량에 총 687대의 자전거가 있었다. 일본인이 591대, 조선인이 66대, 그리고 외국인이 30대를 갖고 있었다. 그해 인천의 자동차 수는 일본인이 소유한 두 대뿐이었다. 생산공장이 없었던 조선은 모든 자전거를 거의 인천항을 통해 일본에서 수입해 들여왔다. 영국제, 독일제, 미국제 등도 일본을 경유해 수입되었지만 비교적 저렴한 일본 오사카에서 생산된 자전거가 대부분이었다.
인천에서는 자전거 경주대회가 빈번히 열렸다. 1925년 6월과 10월에 인천조선매일신문사 주최로 화정(花町·지금의 중구 신흥동) 매립지에서 '전조선자전거경기대회'가 열렸다. 특히 10월 경기에는 경성에서 손꼽히는 기생 선수 10여명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자전거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지만 우편배달이나 양조장 혹은 냉면집의 배달용으로도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특히 10여개 그릇을 얹은 긴 목판을 어깨에 멘 채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쏜살같이 달리는 냉면 배달꾼들은 좋은 구경거리였다. 서울 명동이나 종로까지 자전거로 냉면을 배달했다는 믿기지 않는 '전설'도 전해온다. 배달원들은 '인천자전거점원구락부'라는 일종의 동호회를 조직하기도 했는데 그들 중에서 자전거경주 선수가 배출되기도 했다. 1929년 6월 인천자전거점원구락부 주최로 화정에서 전조선남녀자전거경주대회가 열려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자전거가 급격히 늘어나자, 인천부청은 자전거 규칙을 공포하였지만 자전거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기어코 1926년 7월 자전거에 의한 첫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용강정(龍岡町·지금의 인현동)에서 일본인이 자전거를 몰고 가다가 조선인 노인을 치어 인천병원으로 급히 후송했으나 그날 사망했다는 소식이 당시 신문에 게재되었다. 30년대에 들어서는 자전거와 자동차의 충돌사고도 빈발하였다.
신문물 유입의 창구였던 인천은 자전거의 출현도 다른 도시보다 빨랐다.
1924년 인천부의 자전거 실태 조사에 의하면 인구 5만명가량에 총 687대의 자전거가 있었다. 일본인이 591대, 조선인이 66대, 그리고 외국인이 30대를 갖고 있었다. 그해 인천의 자동차 수는 일본인이 소유한 두 대뿐이었다. 생산공장이 없었던 조선은 모든 자전거를 거의 인천항을 통해 일본에서 수입해 들여왔다. 영국제, 독일제, 미국제 등도 일본을 경유해 수입되었지만 비교적 저렴한 일본 오사카에서 생산된 자전거가 대부분이었다.
인천에서는 자전거 경주대회가 빈번히 열렸다. 1925년 6월과 10월에 인천조선매일신문사 주최로 화정(花町·지금의 중구 신흥동) 매립지에서 '전조선자전거경기대회'가 열렸다. 특히 10월 경기에는 경성에서 손꼽히는 기생 선수 10여명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자전거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지만 우편배달이나 양조장 혹은 냉면집의 배달용으로도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특히 10여개 그릇을 얹은 긴 목판을 어깨에 멘 채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쏜살같이 달리는 냉면 배달꾼들은 좋은 구경거리였다. 서울 명동이나 종로까지 자전거로 냉면을 배달했다는 믿기지 않는 '전설'도 전해온다. 배달원들은 '인천자전거점원구락부'라는 일종의 동호회를 조직하기도 했는데 그들 중에서 자전거경주 선수가 배출되기도 했다. 1929년 6월 인천자전거점원구락부 주최로 화정에서 전조선남녀자전거경주대회가 열려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자전거가 급격히 늘어나자, 인천부청은 자전거 규칙을 공포하였지만 자전거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기어코 1926년 7월 자전거에 의한 첫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용강정(龍岡町·지금의 인현동)에서 일본인이 자전거를 몰고 가다가 조선인 노인을 치어 인천병원으로 급히 후송했으나 그날 사망했다는 소식이 당시 신문에 게재되었다. 30년대에 들어서는 자전거와 자동차의 충돌사고도 빈발하였다.
그즈음 인천 내리에 사는 남기철(당시 23세)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자전거 안장을 발명했다. 16세부터 자동동력기, 축음기 바늘 등 기발한 물건들을 발명했던 그는 1932년 3월 기존의 딱딱한 자전거 안장 고무에 공기를 넣는 특별한 장치를 발명했다. 종래의 것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며 특허 등록을 했지만 오늘날의 자전거가 여전히 딱딱한 안장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실용화는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 내 자전거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1938년 조선국산자동차회사는 부평평야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면서 자매공장으로 거금 1000만원을 들여 자전거 제조공장을 세우려고 했으나 이 계획은 불발하고 말았다. 제국주의 침략 전쟁에 열을 올리던 일제는 1939년 9월 고무제품에 대한 배급 통제에 나섰다. 그로 인해 자전거 '튜브'가 품귀 현상이 일어나면서 부내 50여개 자전거 수리업자들이 큰 곤란을 겪었다. 인천을 뜻하는 '仁'자와 등록번호가 자전거에 붙어 있었지만 매일 10여대씩 도난당했다. 당시 자전거는 전당포에서도 잡아주는 큰 재산이었다. 특히 '튜브'만 빼내 가는 절도가 기승을 부렸다.
그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인천에 걸출한 자전거경주 선수 한 명이 성장했다. '인천개항100주년사'에 의하면 김호순(金好順)은 1952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15회 올림픽대회에 인천인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 1956년 호주 멜버른 제16회 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참가해 37위를 차지했다. 이후 인천시청 소속 대표선수로 아시아경기대회 등 각종 국내외 경기에 참가해 금메달을 따내 '인천 자전거'의 명예를 한껏 드높였다.
인천시는 2009년 도시축전을 앞두고 시내 4개 권역에 37㎞ 코스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지만 이용률이 극히 저조해 애물단지로 전락, 일부를 철거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도심형 자전거 '미추누리'를 개발·보급했지만 구조적 결함으로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 100년 동안 인천의 자전거는 '명예'와 '불명예'라는 두 바퀴로 달려 왔다.
조선 내 자전거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1938년 조선국산자동차회사는 부평평야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면서 자매공장으로 거금 1000만원을 들여 자전거 제조공장을 세우려고 했으나 이 계획은 불발하고 말았다. 제국주의 침략 전쟁에 열을 올리던 일제는 1939년 9월 고무제품에 대한 배급 통제에 나섰다. 그로 인해 자전거 '튜브'가 품귀 현상이 일어나면서 부내 50여개 자전거 수리업자들이 큰 곤란을 겪었다. 인천을 뜻하는 '仁'자와 등록번호가 자전거에 붙어 있었지만 매일 10여대씩 도난당했다. 당시 자전거는 전당포에서도 잡아주는 큰 재산이었다. 특히 '튜브'만 빼내 가는 절도가 기승을 부렸다.
그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인천에 걸출한 자전거경주 선수 한 명이 성장했다. '인천개항100주년사'에 의하면 김호순(金好順)은 1952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15회 올림픽대회에 인천인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 1956년 호주 멜버른 제16회 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참가해 37위를 차지했다. 이후 인천시청 소속 대표선수로 아시아경기대회 등 각종 국내외 경기에 참가해 금메달을 따내 '인천 자전거'의 명예를 한껏 드높였다.
인천시는 2009년 도시축전을 앞두고 시내 4개 권역에 37㎞ 코스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지만 이용률이 극히 저조해 애물단지로 전락, 일부를 철거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도심형 자전거 '미추누리'를 개발·보급했지만 구조적 결함으로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 100년 동안 인천의 자전거는 '명예'와 '불명예'라는 두 바퀴로 달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