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저소득층 임대주택 입주, 갈수록 더욱 멀어져 가네

인천도시공사(이하 공사)가 자금난으로 임대주택의 공급을 당초 계획보다 1~2년씩 미루기로 했다.

공사는 서구 경서지구에 이달 착공하려던 국민임대주택 사업을 내년 7월로 미뤘다고 7일 밝혔다. 이곳에는 15층 8개 동에 전용면적 29~55㎡의 국민임대주택 75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사업비는 1500억원이다.

공사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데다 공사의 재정난이 심각해 사업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이는 2014년 아시안게임 선수촌 자리에 들어설 구월보금자리 영구·국민임대주택도 마찬가지다.

이곳에는 994가구의 임대주택을 짓기로 하고 당초 내년 말쯤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곳도 2015년 4월에 공사를 시작해 2018년에 입주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영종도 영종하늘도시에 공사가 지으려는 613가구의 국민임대주택도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착공해야 한다. 하지만 자금난뿐 아니라 입주자를 모두 모집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망설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영종하늘도시 공동사업자인 LH가 이곳에 두 곳의 임대주택단지 건설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입주자 모집이 잘 안 되는 상태라 한다"며 "이런 형편에서 우리까지 사업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인천시·LH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새로운 방안을 찾아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내에 임대주택 공급이 미뤄짐에 따라 임대주택이 필요한 저소득층 가정은 그만큼 형편이 어렵게 됐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임대주택도 마찬가지여서 공사가 운영하는 선학(1300가구)·연수(1000가구) 등 3곳의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지난 5월 말 현재 2257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구임대주택 건설을 늘리면 이들이 빨리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익이 나지 않는 영구임대주택을 잘 안 짓다보니 빈자리가 나야만 들어갈 수 있어 이처럼 대기자가 많은 것이다.

지난해 정희수 국회의원(경북 영천)이 밝힌 '전국 16개 시·도별 영구임대주택 입주 평균 대기 기간' 자료에 따르면 인천 시민이 시내 영구임대주택에서 살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 평균 54개월로 전국에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입주 대기 기간은 전국 평균 20개월, 가장 짧은 곳은 6개월(서울), 인천에 이어 둘째로 긴 곳은 경기도(51개월)였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인천·경기 등 일부 지역은 영구임대주택 입주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며 "관련 기관들이 저소득층의 입주 기회를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