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 비친 '신문화의 탄생' ] [46] 신호등 첫 이름은 '꼬-스톱기'
입력 : 2012.06.12 03:14
"종로서는 교통이 복잡한 종로 네거리의 교통을 정리코자, 석회로 네모 번듯하게 줄을 그어, 네귀에는 차마(車馬)와 통행하는 사람을 지도하는 목패를 세우고…."(1921년 9월 10일자)
경성에 차도와 인도를 구별하는 '선(線)'이 등장했음을 알린 기사다. 물론 차도와 인도는 관행상 구별돼 있었으나, 명확한 구별을 위한 식별장치는 없던 시절이었다. 기사는 네모선 안은 '위험지대'라고 해서 보행자의 통행을 금지하고, 차마 등은 선 안에서 '오른편으로 꺽길 때는 죠금 돌고' '외인편으로 틀 때는 건너편 석회쥴을 향해 크게 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석회선은 경관 네사람이 전담, 매일 아침, 낮, 저녁 3번에 걸쳐 그리는데, "종일토록 분쥬하다"고 전했다. 이 '선'은 이후 남대문·황금정(을지로)은 물론 주요 도로로 확대됐다. 1924년에는 황금정 네거리 등 6곳에 사람만 통행할 수 있어 전차를 기다리거나 오래 서 있어도 무방한 '안전지대'가 설치됐다.(1924년 5월 23일자)
사고 예방을 위한 이런 '교통 인프라'는 일본인이 많은 남촌 위주로 설치됐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남촌의 리상(理想)도로와 가튼 도로면의 '콜다-루(coal tar)'도 칠하지 안엇슬뿐 아니라, 차도와 인도의 구별도 업슴" 으로, 조선인이 많은 곳에서 교통사고가 잦다며, 차별적 총독부 교통정책을 질타했다.(1929년 8월 12일자)
'안전지대'라 했지만 실제로 '안전'하진 못했다.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1937년엔 트럭이 황금정의 안전지대로 돌진, 학생 등 5명이 살상되는 참사가 빚어졌다. 경찰은 사고의 주원인이 차도·인도 구분이 명확하지 못한 데 있다고 보고, 인도를 "폭이 사 '메돌(m)' 되는 '세멘트 콩크리-트' 길"로 만들기로 했다.(1937년 3월 5일,4월 1일자)
교통사고 예방 노력은 이어져, 1934년엔 남대문 옆에 '모던 전기 교통정리기(신호등)'가 첫 설치됐다. 이를 전한 기사는 "진행은 푸른빗 전기로 표하고, 정지는 붉은 빗 전기로 표시하며", "도라가는 표시로 누른빗(黃色) 전기를 비최인다"고 설명했다.(1934년 9월 8일자) 흔히 '꼬-스톱기'로 불린 신호등이 확산되자, "째르릉! 파란불 건너가시요. 째르릉! 빨간불 멈춥시요. 째르릉! 노란불 도십시요"라는 동시('네거리')도 등장(1937년 1월 10일자), 교통지식을 보급했다.
초기 신호등은 길 가운데 세워 교통순경이 통제했으나, 1938년 말 도입된 길 옆에 기둥을 세우고 신호등을 가로로 설치한 측주식(側柱式)은, "순사도 서지 않고 제절로 시간만 되면 '짤르르' 소리를 내고 푸로 젓다 붉어지"는 '자동'이었다.(1938년 12월 23일자)
경성에 차도와 인도를 구별하는 '선(線)'이 등장했음을 알린 기사다. 물론 차도와 인도는 관행상 구별돼 있었으나, 명확한 구별을 위한 식별장치는 없던 시절이었다. 기사는 네모선 안은 '위험지대'라고 해서 보행자의 통행을 금지하고, 차마 등은 선 안에서 '오른편으로 꺽길 때는 죠금 돌고' '외인편으로 틀 때는 건너편 석회쥴을 향해 크게 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석회선은 경관 네사람이 전담, 매일 아침, 낮, 저녁 3번에 걸쳐 그리는데, "종일토록 분쥬하다"고 전했다. 이 '선'은 이후 남대문·황금정(을지로)은 물론 주요 도로로 확대됐다. 1924년에는 황금정 네거리 등 6곳에 사람만 통행할 수 있어 전차를 기다리거나 오래 서 있어도 무방한 '안전지대'가 설치됐다.(1924년 5월 23일자)
사고 예방을 위한 이런 '교통 인프라'는 일본인이 많은 남촌 위주로 설치됐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남촌의 리상(理想)도로와 가튼 도로면의 '콜다-루(coal tar)'도 칠하지 안엇슬뿐 아니라, 차도와 인도의 구별도 업슴" 으로, 조선인이 많은 곳에서 교통사고가 잦다며, 차별적 총독부 교통정책을 질타했다.(1929년 8월 12일자)
'안전지대'라 했지만 실제로 '안전'하진 못했다.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1937년엔 트럭이 황금정의 안전지대로 돌진, 학생 등 5명이 살상되는 참사가 빚어졌다. 경찰은 사고의 주원인이 차도·인도 구분이 명확하지 못한 데 있다고 보고, 인도를 "폭이 사 '메돌(m)' 되는 '세멘트 콩크리-트' 길"로 만들기로 했다.(1937년 3월 5일,4월 1일자)
교통사고 예방 노력은 이어져, 1934년엔 남대문 옆에 '모던 전기 교통정리기(신호등)'가 첫 설치됐다. 이를 전한 기사는 "진행은 푸른빗 전기로 표하고, 정지는 붉은 빗 전기로 표시하며", "도라가는 표시로 누른빗(黃色) 전기를 비최인다"고 설명했다.(1934년 9월 8일자) 흔히 '꼬-스톱기'로 불린 신호등이 확산되자, "째르릉! 파란불 건너가시요. 째르릉! 빨간불 멈춥시요. 째르릉! 노란불 도십시요"라는 동시('네거리')도 등장(1937년 1월 10일자), 교통지식을 보급했다.
초기 신호등은 길 가운데 세워 교통순경이 통제했으나, 1938년 말 도입된 길 옆에 기둥을 세우고 신호등을 가로로 설치한 측주식(側柱式)은, "순사도 서지 않고 제절로 시간만 되면 '짤르르' 소리를 내고 푸로 젓다 붉어지"는 '자동'이었다.(1938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