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있는데도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워킹푸어(Working poor)' 계층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국책 연구원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고용을 통한 복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빈곤율이 최근 높아지는 추세이고, 특히 취업자가 있는데도 빈곤 상태인 가구 비율이 1996년 6.5%에서 2011년 8.5%로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빈곤율이란 소득이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순위를 매길 때 정확히 가운데인 가구)의 절반에 못 미치는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중위소득은 통계청이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매년 발표하는데, 작년의 경우 월 350만원이었다. 따라서 KDI의 조사 결과는 가구원 중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월 175만원(350만원의 50%) 미만 소득을 올리는 2인 이상 가구가 100가구 중 8곳 이상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직업이 있는데도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 늘어난 것은, 임금이 낮은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에 취업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급쟁이의 절반 이상(54.3%)은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벌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맞벌이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가구 내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저임금 근로자(월소득 125만원 이하) 한 명일 경우 빈곤율이 50.2%지만, 두 명으로 늘면 빈곤율이 15.6%로 떨어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