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재단, 주식 투자수익 줄자 상금 20% 줄인다

노벨재단이 재정난으로 인해 63년 만에 노벨상 상금을 줄이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 보도했다.

스웨덴 스톡홀롬의 노벨재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올해 의학·물리학·화학·문학·평화·경제학 부문 수상자별 상금을 800만크로나(13억여원)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했던 부문별 상금 1000만크로나(16억여원)에서 20% 줄인 금액이다. 1901년부터 노벨상을 시상한 노벨 재단이 상금을 하향 조정한 것은 1949년 이래 처음이다.

노벨상 상금 삭감 조치는 재단 재정 악화로 인한 비용 절감 필요성 때문이다. 재단 측은 지난 10년간 상금과 시상식 비용 등 지출이 출연금 이자와 투자 수익을 초과해왔다고 밝혔다. 노벨재단 운영 자금은 스웨덴의 화학자이자 다이너마이트 발명가 알프레트 노벨(1833~1896)이 기부한 유산(3100만크로나)을 투자해 얻는 수익으로 마련된다. 재단은 지금까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주식 시장에 집중 투자해 왔지만 최근 경제 위기에 따른 금융 시장 변동으로 수익이 좋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재단이 주식시장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4억1900만달러(4900억원)로 이는 2010년에 비해 8% 하락한 것이다.

현재 재단 연간 예산은 약 1700만달러(199억원)다. 재단은 긴축 재정의 일환으로 각종 행정 비용을 줄이고 매년 12월 여는 노벨상 시상식 비용도 절감할 계획이다. 또 보유 자산을 주식 50%, 채권 투자 20%, 부동산 등의 투자 30%로 다양화하는 등 향후 투자 전략도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르스 하이켄스텐 재단 이사장은 "노벨 재단은 상금 총액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책임이 있다. 이번 결정은 장기적으로 자본 잠식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금융 시장의 변동이 많았고 향후 몇년간 재정 상황이 어려울 것을 예상해 늦기 전에 행동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