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고구려 유적 '시루봉 보루' 원형 복원

대표적인 한강 유역 고구려 유적지인 경기도 구리 지역의 아차산 '시루봉 보루'가 원형 복원됐다. 2010년 4보루 복원에 이은 두 번째 결실이다.

구리시는 시루봉 보루의 성벽 246ｍ와 고구려 성벽에서 볼 수 있는 치(雉·성벽 밖으로 군데군데 내밀어 쌓은 돌출부) 4개를 복원해 14일 현장에서 기념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한다.

아차산은 한강과 인접한 곳으로, 1994년 지표조사에서 고구려 보루 20여 곳이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구리시는 이 중 훼손 우려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철저한 고증을 거쳐 복원하고 있다.

2010년 복원된 4보루는 화강석으로 잘 다듬어 쌓은 데 비해 시루봉 보루는 성벽을 부정형의 자연석에 흙을 섞어 흩어 쌓는 형식으로 복원됐다. 보루 내부의 건물지가 복토됐으며, 발굴 과정에서 확인된 나무 기둥도 성 내부에 재현됐다.

고구려는 장수왕이 한강유역으로 진출하기 위해 475년 아단성(아차산성)을 점령하고 아차산 일대에 군사 진지인 보루를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551년 백제와 신라 동맹군에 의해 북으로 후퇴하기 전까지 76년가량 사용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시루봉 보루는 이 가운데서도 왕숙천과 한강 일대를 방어하는 전초기지로, 왕숙천을 경계로 한 구리·남양주 전역과 풍납토성 등 한강 일원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중요한 군사 유적이다.

시는 시루봉 보루를 고구려 대장간마을과 연계해 청소년 역사탐방 프로그램의 주요 답사 코스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아차산 일대에서는 지금까지 토기, 무기류(갑옷, 투구, 철모, 창, 도끼, 칼, 화살촉), 농사도구(낫, 갈퀴, 삽날) 등 수만점의 유물이 발굴돼 서울대 박물관, 고려대 고고환경연구소, 고구려대장간마을에 보관 전시되고 있다.

시는 그동안 광개토태왕 동상과 비를 시청 근처 경관광장에 세운 바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고구려테마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이번 시루봉 복원으로 고구려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