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책꽂이에 기대 포즈를 취한 KBS 황정민 아나운서. 그는“우리 방송 풍토가 늘 새로운 것을 찾다 보니 외국처럼 진행자의 관록이 빛나는 프로그램이 적다”며“‘오래된 것’을 좀 더 존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출근 준비를 하느라 바쁜 아침, 당신을 위해 누군가 매일 노래를 들려 주고 새 소식을 전해 준다면 그만큼 고마운 일도 없을 것이다. KBS황정민(41) 아나운서는 지난 14년 동안 이 일을 해 왔다. 1998년 10월 12일 KBS 라디오 '황정민의 FM 대행진(이하 대행진)' 진행을 맡으면서부터다. 황 아나운서에게 청취자의 '모닝 파트너'(아침의 동반자)라는 별명을 안겨준 '대행진'은 19일로 방송 5000회를 맞는다. 이를 기념해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 앞 광장에서 애청자들과 '번개' 모임을 갖는다.
황 아나운서는 출산 등의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워야 했을 때를 빼고는 5000회를 '개근'했다. 13일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라디오는 발생하는 상황이 즉각적이고 대응도 바로바로 해야 하기 때문에 진행자의 생각과 모습이 있는 그대로 드러난다"며 "오랫동안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준 청취자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