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건강한 사찰음식 외국인에 알릴 것"

"뉴욕 같은 해외 대도시의 한식당 음식 맛은 너무 거칠어요. 사찰음식을 통해 정갈하면서도 건강한 한식을 외국인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한국 사찰음식의 대가인 대안(大安) 스님이 12일부터 3일 동안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사찰음식의 날'을 열었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의 사찰음식 전문점 '발우공양' 대표이자 경남 산청군 금수암 주지인 대안 스님은 3일 동안 뉴욕 언론·종교·요리계 인사 약 100명에게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면서 사찰음식의 이로움을 알렸다.

행사장인 맨해튼 '애스터 센터'에서 13일 만난 대안 스님은 "방금 뉴욕의 요리 전문가 20여명에게 죽순 탕평채, 김치 메밀 전병 등 사찰음식 2개를 시연했는데 이들은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단맛을 내는 조리법에 특히 큰 관심을 보였다. 심각한 비만 문제로 고민하는 미국인들에게 사찰음식이 건강한 요리로 주목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불교에서는 설탕을 금하지 않지만, 몸 안의 칼슘을 빼내는 설탕의 단점 때문에 대부분의 사찰음식엔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배와 유자 같은 천연 식품으로 단맛을 낸다.

대안 스님은 제철 음식을 쓰고 나물 같은 산채를 많이 쓰는 한국 요리가 사실은 매우 정갈하고 건강한 음식인데도, 외국인에게는 조미료를 많이 쓰는 강한 맛의 음식으로 여겨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뉴욕 한식당의 비빔밥은 재료가 대충 얹혀져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나물 반찬은 너무 익혀 시들해진 모양새로 아무렇게나 접시에 담겨 나오더라. 외국인들이 한식을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인식하게 만들어서는 안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작년 프랑스 파리에서도 사찰음식의 날 행사를 연 대안 스님은 이후 대형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로부터 사찰음식 전문 식당을 내자는 제안을 받고 현재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파리에 이어 뉴욕과 일본 도쿄(東京)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사찰음식 식당을 내고 한국 불교문화를 음식으로 전파할 계획이다. 대안 스님은 "건강과 자연을 생각해 채식을 하는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사찰음식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