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분할 나선 기업 주가 맥 못 춰

주식분할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서 주식분할에 나선 기업은 모두 11개. 이 중 상장폐지당한 기업 등을 제외한 비교 대상 9개 기업 가운데 주가가 오른 곳은 단 2개에 그쳤다. 6개 기업은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고, 1개 기업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주식분할은 보통 주가 대비 유통물량이 적은 회사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실시한다. 10만원짜리 주식을 1만원짜리 주식으로 바꾼다면 주식 수는 10배로 늘어나게 되고, 주가는 10% 수준으로 낮아져 수급이 원활해지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전자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 3월 초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유통주식 수를 5배로 늘렸지만 주가는 내리기 시작해 이후 현재까지 26.9%의 주가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앞서 2월 말에는 조일알미늄이 유통주식 수를 10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주식분할 소식이 전해진 당일 10.0% 급등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락세로 전환하더니,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식분할 당일 대비 16.5% 내렸다. 무기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백광산업도 같은 달 주식분할 소식을 발표하고서 상한가로 치솟아 한 달간 21.5% 가까이 주가가 상승했지만 이후 차익 매물이 시장에 풀린 탓에 이날까지 9.4% 하락했다. 올해 주식분할을 선언했던 기업 중에서 포스코엠텍과 한미사이언스, 화승인더스트리 등은 발표일과 비교해 주가가 각각 14.6%, 4.8%, 7.8% 하락했다. 전날 주식분할을 발표한 보루네오가구는 해당 소식이 감자라는 악재에 묻히면서 이틀간 5.6% 떨어졌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주식분할은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난다 뿐이지 기본적으로 주식(기업)의 가치는 같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큰 호재가 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