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변동성 6~12%로 큰 편… 3년 이상 투자하는게 좋아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권은 단순히 표면금리만큼의 이자를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매매차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 수익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채권은 개인이 직접 매매하기엔 거래단위가 수억원대로 크고 증권사를 통해 거래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때문에 대다수 개인은 펀드를 통해 소액으로도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은 시중금리 수준의 국공채 펀드보다는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해외채권형 펀드로 모아지고 있다. 채권 투자로 유명한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의 하젠스탑 채권그룹 수석 부사장은 "과거 10년간 주식 시장이 호황을 누린 것처럼 앞으로 10년은 세계 채권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말한다.

◇점점 몸집 커지는 해외 채권펀드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주식형 펀드에서는 4조원이 빠져나갔지만, 채권형 펀드로 1조원 이상이 순유입됐다. 해외채권 펀드에는 4300억원이 유입됐다. 글로벌 금융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글로벌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에 등록된 역외펀드를 기준으로 지난 1분기 동안 채권형 펀드로 약 54조원이 들어온 반면, 주식형 펀드에는 11조원 들어오는 데 그쳤다.

하젠스탑 부사장은 "해외 지역 채권에 분산투자하면 신용위험을 분산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해외 통화 가치가 자국 통화 대비 절상되며 환차익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 대표는 "현재 100여개 국가가 채권시장을 개방했고, 채권 시장을 개방하는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해외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신흥국 섞는 채권펀드도 등장

해외채권형 펀드는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작년 말 가장 인기를 끌었던 펀드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채권으로 주로 미국의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한다. 부도 위험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글로벌 위기가 극심해졌다가 회복되는 시기에 좋은 성과를 내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이머징 로컬 펀드가 곳곳에서 출시되고 있다. 브라질·러시아·인도 같은 신흥국 채권을 현지 통화로 투자하는데, 신흥국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상승하면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환경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 투자하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달러로 표시된 이머징 국공채에 투자하는 이머징 소버린 펀드는 안정성은 좀 더 높지만, 기대수익률은 높지 않을 수 있다.

선진국 국공채와 이머징 국공채에 다양하게 분산해서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 펀드'는 분산투자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해 안정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는 펀드다. 프랭클린템플턴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운용하는 펀드가 대표적이다.

프랭클린템플턴 글로벌 채권펀드는 호주, 북유럽 등을 포함한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 신용등급이 양호한 국공채에 투자하여 평균 AA-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환차익이 예상되는 국가의 채권은 달러가 아닌 현지 통화로 표시된 채권을 산다. 월(月)지급식으로도 가입할 수 있는데, 연간 약 7.2%대의 분배금을 매달 나눠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다이나믹 채권 펀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성 높은 선진국이나 한국 국채 투자 비중을 늘리고, 위기가 진정되는 시점에 신흥국 투자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운용한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는 "해외 채권의 변동성은 6~12% 정도로 코스피지수 변동성(20%)보다는 낮지만, 원화 채권(2%)에 비해 꽤 높은 편"이라며 "1~2년 단기 투자로 접근해서는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3년 이상 길게 가져가기를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