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세계환경회의 새 화두는 '비만'

"뚱뚱한 사람이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는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비만은 이제 환경 문제다."(런던 보건대학원 연구팀)

그동안 개인의 건강 문제로만 여겨졌던 '비만'이 환경을 집중적으로 논하는 유엔 지속가능개발회의 '리우+20'의 화두로 등장했다. 유엔은 환경을 위한 첫 국제회의인 1992년 '유엔 지구 정상회의'가 열렸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리우)에서 20일부터 사흘 동안 '리우+20'을 열고 환경 문제와 지속 가능한 개발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 국제사회는 20년 전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비만'을 논의할 계획이다. 런던 보건대학원(정식 명칭은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은 18일 의학 저널 'BMH 공공 보건'에 미리 발표한 리우+20 비만 보고서에 현재 지구에 사는 성인 무게의 합은 2억8700만t이며 이 중 350만t이 비만, 1500만t이 과체중으로 인한 무게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 보고서를 리우+20에서 발표할 예정이며 각국 대표는 비만으로 인한 환경 파괴 해결책을 논의하게 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세계가 매우 붐빌 뿐 아니라, 대단히 무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 이언 로버츠 박사는 "비만 인구 증가로 인한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빠른 인구 증가율만큼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인구 증가와 비만 문제를 같은 문제로 보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이 교통수단을 이동할 때는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난다. 살이 찔수록 열량 소비도 늘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식량 공급을 불안하게 만든다. 인류의 한 해 평균 육류 소비량은 지구 정상회의가 열렸던 1992년 1인당 34㎏에서 2012년 43㎏으로 급증했다.

리우+20 회의는 유엔 193개 회원국 전체가 대표단을 보내고,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130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국제회의다. 이 회의를 위해 약 3만명이 리우에 집결할 예정이다. 리우+20은 지구 정상회의 20주년 기념 회의라는 뜻이다. 유엔이 최근 발간한 '리우에서 리우+20까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2년 2200억t에서 약 3060억t(2010년 기준)으로 39% 증가했다. 이 중 80%가 19개 나라에서 나왔다. 20년 동안 지구 평균 온도는 섭씨 0.4도 올랐고, 역대 가장 더웠던 해(年) 열 번은 모두 1998년 이후였다.

일부에서는 리우+20 회의가 열리는 사흘 안에 193개 나라가 미래의 지속가능 개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에 합의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CNN은 "주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몇몇 과정에 대한 합의 정도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주요 선진국 정상이 불참키로 한 것도 이번 회의의 한계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