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갈치, 고등어에 밀렸다

식탁의 인기 메뉴였던 갈치<사진>가 고등어에게 밀려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일부 대형 마트에선 갈치 매출이 고등어는 물론 오징어에도 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갈치는 지난해부터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급등, 주부들 사이에서 '은(銀)갈치가 아닌 다이아몬드 갈치'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21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갈치 5㎏(상등품)은 평균 13만2008원에 거래됐다. 작년 같은 시기 11만2116원이던 것이 17.7% 올랐다. 2010년 가격(8만1300원)과 비교하면 62.3%나 뛰었다. 유통업체들이 '특대 사이즈'로 분류하는 제주산 갈치는 백화점이나 일부 수산물 시장에서 한 마리에 5만~6만원에 팔리기도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힌 갈치는 총 3만3101t으로 2010년(5만9242t)보다 44%나 줄었다. 지난해 잦은 비와 한파로 제주 인근 바다의 저수온 현상 때문에 난류성 어종인 갈치가 많이 잡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수온의 영향 외에도 갈치잡이 어선들의 남획이 급격한 어획량 감소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일부 어선이 산란 전인 어린 갈치를 계속 잡아 올리면서 자원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갈치 대신 고등어 등 다른 생선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올 1분기 전체 생선 매출에서 고등어 비중이 26.6%로 제일 많이 팔렸다고 밝혔다. 작년 매출 점유율 27.9%로 1위였던 갈치는 올해 21.2%로 떨어져 2위로 밀렸다.

갈치와 달리 고등어 값은 내림세다. 롯데마트에선 요즘 고등어 한 마리(280g 안팎)가 1700원으로 작년 이맘때(2100원)보다 19% 저렴해졌다. 21일 가락시장에서 고등어 10㎏(상등품) 도매가격은 1만9500원까지 가격이 내려 1년 전(4만5000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마트에서는 올해 갈치 매출 비중이 작년보다 1.4%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수산물 매출 1위를 지켰다. 이마트 관계자는 "생물 갈치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냉동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해 판매한 덕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