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집단대출 연체율 사상 최고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아파트 집단대출 연체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말 기준으로 전국 가계의 집단대출은 102조원이며, 연체율은 1.56%였다. 1조6000억원가량의 대출금이 연체되고 있다는 뜻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4%)의 네 배에 달한다. 집단대출이란 건설사의 주선으로 은행이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사람들에게 일괄적으로 중도금 등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집단대출 연체율은 1.18%였지만 올 들어 급상승하면서 4개월 만에 0.38%포인트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단대출을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12월 이후 연체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집단대출 연체율이 급상승한 원인은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격보다 낮아져 불만을 품은 분양자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분양 계약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대출금도 갚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쟁이 벌어진 아파트 단지는 전국적으로 94개에 달하며 그중 28곳에서 5000억원 규모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값이 오르던 시절에는 집단대출 연체가 거의 없었다"면서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면 연체율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집단대출 연체율 상승이 은행 부실로 옮아붙을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하고 있다. 권창우 금감원 건전경영팀장은 "중도금 대출의 4분의 3이 건설사 또는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고 있어 은행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