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도 없던 66년 전 세종로… 교통수단의 24%가 자전거

1946년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 일대를 운행하는 교통수단 중 24%는 자전거였다. 승용차가 50.4%로 가장 많았고, 버스는 아예 없었다. 화물자동차 19.5%, 우마차 1.8%, 삼륜 자동차 1.7%, 인력거 0.4% 등 순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가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서울시정 미래유산 자료' 발굴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 과업을 수행하는 서울역사박물관은 최근 찾아낸 1946년 '임시교통량조사 원표'에서 6월 14일 오전 6시~오후 7시 사이 '광화문통 중앙전신국 앞 도로'(현 세종로 광화문 광장)를 지나간 차량 총 8391대를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교통량 중 승용차는 4228대였고, 그다음이 자전거로 2020대였다. 지금은 교통량을 조사할 때 자전거를 포함하지 않지만, 당시에는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에는 이곳 말고도 서울 시내 78곳에 대한 교통량을 담고 있다. 1946년 당시 가장 붐빈 서울 도로는 1만여대의 각종 차량이 지나다닌 종로 2가. 남대문로 세브란스빌딩 앞(현 서울역)도 복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미래유산 자료 발굴에는 "100년 전 자료가 역사이듯, 지금 자료가 앞으로 100년 후 역사가 된다"는 박원순 서울시장 의중이 반영됐다. 오는 9월 신청사로 이전을 앞두고 각 실·국을 돌아다니며 세세한 자료를 수집 중. 1970~80년대 공사 설계도, 정책 보고서에서부터 최근 각종 사진 자료까지 역사적 기록물이 될 만한 것은 모두 모은다.

이번에 나온 '2000년을 향한 1978년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보면, 당시 2001년 승용차 보유 대수를 150만대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1992년 150만대 돌파에 이어 2001년에는 244만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급수량의 경우, 1978년 당시 335L, 2001년 610L로 전망했으나 정작 2001년에 와보니 실제 급수량이 390L에 머물렀다. 1978년 서울시 교통 분담률은 버스 73%, 지하철 4%였으나, 이 수치는 2009년 버스 27.8%, 지하철 35.2%로 역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