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정기예금 뜬다… 예금과 펀드 장점만?

'예금은 안전하지만 이자가 너무 작고, 펀드상품에 다 넣자니 두렵다. 안전성과 수익성 둘 다 좇을 수 있는 상품은 없을까?'

초(超)저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투자자들이 안고 있는 고민거리다. 은행들이 투자자들의 이런 고민을 놓칠 리 없다. 그래서 은행들이 최근 예금과 펀드를 결합한 '신(新)정기예금'을 내놓고 있다. 신정기예금은 목돈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고, 매달 지급되는 이자나 원리금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초과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설사 펀드투자가 잘못돼 손실을 보더라도 예금에서 나오는 이자수입으로 재투자했기 때문에 원금은 지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극적인 투자자 겨냥한 상품 봇물

지난 8일 KB국민은행이 출시한 '펀드와 만나는 예금'은 목돈을 예치한 후 매달 원리금 혹은 이자를 받아 펀드에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은퇴생활자 등 목돈을 가진 고령의 투자자들이 원금은 지키면서 추가 수익을 기대한다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다. 첫 출시 이후 열흘 만에 3000억원의 돈이 모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1년 만기 기준 기본금리는 연 3.9%. 36개월 만기로 가입하면 연 4.1%다. 일반 정기예금 기본금리보다 0.1~ 0.2%포인트 높다. 이자만 펀드에 투자하거나 혹은 원금의 일정 비율(10~100%)을 펀드로 옮길 수 있는데 대다수 가입자는 '이자만 펀드로' 유형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상수 국민은행 팀장은 "보통 펀드에 투자하는 돈은 수시입출금 통장에 넣어두기 때문에 금리가 매우 낮다"면서 "펀드 대기자금에 정기예금 금리가 적용되니까 그만큼 추가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4월 출시한 '한달愛저금통'은 온라인 전용상품인데, 연 4%의 이자를 포함한 저축액을 매달 돌려받아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젊은층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지금까지 7400명 넘게 가입했다. 신한은행 측은 "돈을 조금씩 모아 펀드에 재투자해서 목돈을 만들고 싶어하는 젊은층이 타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펀드사랑정기예금'도 여유자금은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면서 동시에 펀드를 일정 기간별로 나눠서 매수해 추가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1년 이상 가입해야 절세 혜택

박승주 하나은행 PB부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하고 있어 고위험·고수익 투자자산으로 완전히 돌아서긴 다소 부담스럽다"면서 "최근 자산가들 사이에선 목돈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면서 안전자산에서 발생하는 월이자는 고수익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신정기예금 가입 시 세금우대 혜택을 챙기려면 1년 이상 가입하고 이자만 펀드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

펀드는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단기간 투자 시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신정기예금은 펀드에 투자하지 않고 정기예금으로만 운용하는 경우에도 이용할 순 있지만, 해당 은행에서 판매하는 다른 정기예금 상품보다 이자가 낮은 경우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가령 KDB산업은행의 경우 온라인 특판예금은 1년 만기에 최고 연 4.3%까지 가능한데, 예금 이자를 펀드에 넣을 수 있는 'W star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금리가 연 3.4%대에 불과해 재테크 효용은 그리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