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선미' 말고… 제 연기 재능 보여드려요

    입력 : 2012.06.27 03:17 | 수정 : 2012.06.27 10:33

    기상캐스터서 MC 변신 활약 - 공중파·종편 6개프로 맡아
    '허당 가정부'로 첫 연기 도전… 제가 '똑똑'보다 좀 엉뚱해요

    26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만난 박은지는“내 연기를 보고 이종사촌의 남편인 영화배우 감우성씨가‘시트콤 연기는 바로 그렇게 하는 거야’라며 격려해줬다”며“제 판단으로는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인 것 같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단순히 외모와 몸매만 빼어났다면 이 정도까지 주목을 받진 못했을 것이다. 최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비며 상종가(上終價)를 치는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박은지(29) 얘기다.

    그는 한눈에 들어오는 외모와 뛰어난 패션 센스로 MBC 기상캐스터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고, 지난 2월 프리랜서로 나선 후 또렷한 발성과 차분한 진행 등으로 브라운관과 인터넷 공간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나는가수다2' 공동 MC를 비롯, 지상파·종합편성·케이블 등 총 6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는 사진마다 뉴스로 만들어져 인터넷에 오를 정도다.

    그가 이번에는 연기에 도전했다. 지난 21일부터 MBC 시트콤 '스탠바이'에 출연 중이다. 26일 시트콤 촬영 중인 일산 MBC 드림센터에 만난 박은지는 "촬영 들어가기 전 항상 연기 수업을 받고 오는데도 아직 연기가 낯설다"며 "그동안 내 속에 억눌렀던 끼를 꺼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가 시트콤에서 맡은 역할은 하는 일마다 사고를 치는 '허당 가정부'다. 5% 남짓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 중인 시트콤을 확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그는 "기상캐스터나 MC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드라마 출연을 결심했다"며 "생각보다 큰 역할이라 부담이 된다"고 했다. "사실은 제가 브라운관에서 보이는 것처럼 항상 똑똑하거나 상냥하지만은 않거든요. 엉뚱하기도 하고 빈틈도 많아서 극 중 캐릭터 자체가 크게 어렵진 않아요. 아직 감정 표현이 서투른데, 기상캐스터를 하며 억눌렀던 제 실제 모습이 나오면 괜찮아지지 않을까요.(웃음)"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창 시절 남들 앞에서 발표하고 무언가를 소개하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학교에서 패션쇼 등을 할 때 무대에 올라가는 게 좋더라고요. 그때 내 속에 있는 끼를 느꼈고,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방송국 입사를 준비하던 그는 2005년 일본으로 건너가 10개월간 한 기상회사에서 모바일로 관광객들에게 날씨를 알려주는 웨더자키로 방송일을 했다. 이후 2005년 12월 MBC 공채 기상캐스터가 됐다. 그는 "입사 후 2012년 2월까지 7년간 뉴스데스크 기상캐스터로 자부심을 갖고 일했죠. 지난 2월 기상캐스터로서 더는 보여 드릴 게 없다고 생각이 들어 프리랜서로 나섰어요. 불안하지는 않았어요. 다른 분야에서 다양한 모습을 통해 만족을 찾자고 결심했죠."

    그는 "내가 찍은 화보나 트위터에 올리는 셀카(스스로를 찍은 사진) 등을 보며 '박은지는 셀카 중독증이다. 노출증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신체를 강조해 자기 홍보를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어요. 셀카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올리는 거고, 화보는 다양한 모습을 담고 싶어 예술적으로 찍은 거예요. 제 신체를 강조한 인터넷 기사를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의 다른 모습은 보지 않고 표면적인 것만 부각하는 것 같아 서운하기는 해요."

    박은지는 "난 '각선미' '몸매' 등의 수식어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며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친구라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아직은 많이 배우는 단계예요. 지금은 이미 짜여 있는 판에 내가 들어가는 정도죠. 너무 채찍만 주시지 마시고 당근도 적절히 주세요. 조금 더 성장할 수 있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