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항공 수요는 늘어… 하늘길 증편 붐

'올여름 휴가철에 항공 예약이 힘들다는데 어떤 노선이 새롭게 나올까.'

여름 성수기를 맞아 항공사들이 앞다퉈 새 항공 노선에 취항을 준비 중이다. 또 항공 예약이 폭주할 것에 대비, 기존 인기 노선을 증편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상황은 어둡지만 항공 수요는 거꾸로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제선 항공 여객 수는 4265만명, 국내선은 2098만명선. 사상 최대치였고 올해도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새로운 하늘길 속속 개통, "새 항공 수요를 만들어라"

대한항공은 지난 21일 아프리카 동쪽 관문인 케냐 나이로비에 동북아시아 최초로 직항편 운항을 시작했다. 226석 규모의 A330을 투입, 매주 화·목·토요일마다 주 3회씩 운항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 여객 수요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항공은 9월부터는 미얀마 양곤에 주 4회 정기 직항편 운항을 시작한다. 미얀마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태국 등 제3국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10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직항편 운항으로 4시간 가까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노선 증편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7월 10일부터는 주 2회 운항 중인 인천~호놀룰루 노선과 주 5회 운항하고 있는 인천~시애틀 노선을 매일 운항하는 등 미주 노선을 대폭 강화한다.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활성화로 미주 노선 항공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표 관광지를 대상으로 한 항공편수도 대거 늘렸다. 최근 부산~사이판 노선을 새롭게 시작한 데 이어 홍콩·방콕·싱가포르 등 전통 인기 노선도 각각 주 24회·주 13회·주 10회 등으로 대폭 늘렸다.

◇뜨거운 동북아 하늘길, 저비용 항공사들이 더 적극적

저비용 항공사들은 성수기 항공 여객 수요를 잡는 데 더 적극적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4월 인천~호찌민 노선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 인천~칭다오(靑島) 노선까지 신규 취항했다. 제주항공은 태국·베트남·일본·중국 등 5개 나라, 8개 도시, 13개 국제노선을 확보했다. 제주항공은 "저비용 항공사의 국제선 확대는 운항 원가 절감을 위한 절대조건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도 다음 달부터 부산~마카오 노선을 주 2회 운항할 계획이다. 부산~시안(西安)·황산(黃山)·장가계(張家界) 등 중국의 인기 노선에 대해 부정기편 운항을 현재 검토 중이다.

진에어 역시 지난 6월 제주~타이베이 노선을 새롭게 시작했고, 7월부터는 인천~옌타이(煙臺) 노선에도 비행기를 띄운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이 한·중·일 국제노선에 뛰어든 것은 동북아 항공사들의 국내 진입 공세와 무관하지 않다.

홍콩 캐세이퍼시픽 계열 항공사인 드래곤에어, 대만 부흥항공, 일본 피치항공 등은 최근 제주~홍콩, 제주~가오슝(高雄), 인천~오사카(大阪) 노선을 최근 개통했다. 전일본공수항공(ANA)과 에어아시아가 합작한 에어아시아 재팬, 일본항공과 호주 콴타스항공 등이 공동 설립한 제트스타 재팬 등도 연내에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동북아 하늘길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