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군포, 구미·칠곡 등은 통합 반발 거세

36개 시·군·구를 16개 지역으로 통합하는 지방행정체제개편 추진위원회의 개편안 중 청주와 청원은 통합이 확정됐지만 다른 지역에선 주민과 기초의회 등의 반발로 난항을 빚는 곳도 적지 않다.

일단 시가 군 안에 지리적으로 들어가 있는 지역은 통합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른바 둥글게 가운데를 감싸는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도넛 지역'이다. 청원군 안 청주시, 완주군 안 전주시가 이에 속한다.

그러나 안양·군포, 구미·칠곡 등 지역 격차로 인해 통합에 난항이 예상되는 곳들도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시·군에서 통합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양보다 도시 규모가 작은 군포시 의회는 25일 군포·안양 통합 반대 결의문을 의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시의원들은 이날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 추진위원회가 민의를 무시하고 국가 차원의 필요성을 빌미로 군포·안양시 통합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통합 추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군포 시민이 겪게 될 불이익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미시보다 규모가 작은 칠곡군청 공무원들도 지난 15일 성명서를 내고 공정성이 결여된 개편위의 칠곡·구미 통합을 거부한다는 뜻을 밝혔다. 칠곡군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통합이 이뤄질 경우 주민 간,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고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 등 새만금권 3개 행정구역 통합도 마찬가지다. 다른 두 도시보다 큰 도시인 군산은 통합을 바라고 있지만 김제·부안이 반대하고 있어 통합을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다. 특히 김제시에선 정부가 통합 대상으로 발표한 뒤 50여 사회단체가 '통합반대추진위'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고, 19개 읍·면·동에서 잇달아 통합반대 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군산이 주도하는 일방적인 통합 논의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에 대해 안성호 대전대 행정학부 교수는 "강한 곳이 약한 곳을 흡수한다는 정서가 지방행정체제 개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작은 시·군들은 큰 시·군에 흡수돼 자신들 대표가 사라지고 지역이 낙후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