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악단 대표 급구!

서울시향과 KBS 교향악단. 한국을 대표하는 두 오케스트라가 대표 구인(求人)에 나섰다. 음악 감독이나 상임 지휘자가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다듬고 예술적 방향을 결정한다면, 대표는 무대 뒤에서 악단의 행정과 안살림을 책임지고 외부 후원을 유치하는 일을 맡는다.

서울시향은 지난 2월로 임기가 끝난 김주호 전 대표가 롯데잠실프로젝트 공연장 부문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4개월째 대표자리가 비어 있다. 음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시향 대표 임명권을 갖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명훈 예술감독 간의 견해 차이로 '낙점'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 감독은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서울시향의 민간 후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전문 경영인 출신을, 서울시에서는 풍부한 공연계 경력을 갖춘 K(42)씨를 각각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과 정 감독은 최근 대표 인선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인터뷰에서 "악단의 음악적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입 단원을 모집하고 오디션을 하는 것처럼, 악단의 행정과 살림을 책임질 수 있는 적임자를 찾는 일도 힘들다. 서울시향의 발전을 위해서는 외부 후원 유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시향의 예산은 181억원, 이 중 기업 등 외부 후원은 26억원이다. 서울시향은 올해 3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는 8월 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는 KBS 교향악단도 최근 외부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재단법인 설립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대표 후보를 추천받았다. 자문위원단은 최근 배순훈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용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박인건 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관장, 김민 전 서울대 음대 학장 등을 KBS 교향악단 법인 대표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관계자는 "후보로 추천된 분들의 의사를 타진해서 3~4배수로 압축한 뒤 8월 법인 출범 이전에 대표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