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세종시민 맞으러… 공무원 휴일에도 근무

"오늘부터 드디어 세종특별자치시 시민이 됐어요. 세종시가 새로운 명품도시가 되길 바랍니다." 충남 연기군 원주민이었다가 세종시 첫마을에 입주한 임재긍(57)씨는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세종시 출범을 반겼다. 1일 오후 대전광역시 유성에서 승용차를 몰고 국도 1호선을 따라 북쪽으로 10분 정도 달리자 '여기는 세종특별자치시입니다'라는 대형 간판이 나왔다.

세종시가 출범되면서 지역 내 424개 도로 표지판 명칭이 '연기'에서 '세종시'로 바뀐 것이다. 조금 더 달리자 6000여 가구의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단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아파트단지로 가는 도로 곳곳에는 '주민이 지키고 만든 세종시 출범' '세종시민 여러분 행복하세요' 등 시 출범을 자축하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첫마을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주부 김종은(36)씨는 "아직 큰 병원 등이 없어 불편하지만, 교육환경이 좋고 기반시설도 계속 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내 17번째 광역자치단체인 세종특별자치시가 우여곡절 끝에 1일 공식 출범했다. 2002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의 신행정수도 공약으로 시작돼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 수정안 논란 등을 거친 지 10년 만이다. 충남 기초자치단체였던 연기군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정부 직할의 세종특별자치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세종시 면적은 충남 연기군 전역과 공주시 일부, 충북 청원군 일부를 합쳐 총 465.23㎢(1억4000만 평)로 서울의 77%에 달한다. 광역자치단체지만 산하에 시·군·구 등 기초단체가 없어 광역·기초사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중앙부처는 올 9월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9부 2처 2청과 소속기관 등 36개 기관 1만여명의 공무원이 2014년 말까지 3단계로 나눠 이전한다.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2단계 4278가구 입주도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돼 연말까지 세종시 인구는 12만30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첫마을에는 정부부처 이전에 앞서 세종시로 먼저 이사해 세종로청사와 과천 정부청사로 통근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중앙부처 공무원도 80여명 있다.

이날 연기군청에서 세종시청으로 바뀐 세종시청사에는 '세종특별자치시'라고 새겨진 산뜻한 대형 현판이 걸렸다. 청사 주변 곳곳에 시 출범 축하 현수막이 즐비했다. 종합민원실 등 대부분 부서는 휴일인데도 업무인수인계를 하느라 직원들이 대부분 나와 온종일 바삐 움직였다. 종합민원실 서무회계업무를 맡던 이진례(45·행정6급)씨는 "다른 부서로 발령받았지만 업무 인수인계차 나왔다"며 "당장 내일부터 주민등록 및 자동차 등록업무에 새 프로그램이 필요해 직원들이 대부분 나와 씨름 중"이라고 했다. 세종시청 공무원 수는 소방직 130여명을 포함해 모두 958명. 기존 연기군보다 350여명 늘었다. 시청사는 기존 연기군청을 임시청사로 사용하다 2014년 신청사가 완공되면 이전할 예정이다.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2단계 4278가구 입주도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돼 올 연말까지 세종시 인구는 12만30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세종시 첫마을아파트 7단지 관리사무소 김종재 과장은 "지난 금요일부터 60여 가구가 입주했고 앞으로 계속 바빠질 판"이라며 분주히 입주민과 상담을 벌였다.

세종시 출범으로 당장 전화번호 지역번호가 '041'에서 '044'로 바뀌고 주민등록 및 자동차 등록 등 각종 인허가 및 등록·승인기관이 충남도에서 세종시로 바뀌게 됐다. 동 지역에선 고교생의 농어촌 특례입학 혜택도 사라지게 된다. 세종시 첫마을 주민들은 1일과 2일 저녁 10시 불꽃축제를 여는 등 시 출범을 자축하는 행사를 갖는다. 세종시 출범식은 2일 오전 10시 30분 세종시민체육관서 열릴 예정이다. 유한식 세종시장은 "세종시가 충남, 충북, 대전과 연계해 명실상부한 신 수도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