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에 런던땅 다시 밟는 '비운의 마라토너'

'비운의 마라토너' 최윤칠(84·사진)씨가 64년 만에 다시 런던을 찾는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최씨를 2012 런던올림픽 참관단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KOC는 최씨를 오는 11일 있을 선수단 결단식에도 참석시킬 계획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최씨가 고령이라 통상 5∼6시간 걸리는 개막식에 직접 참가하는 것을 무리라고 판단해 참관단에 포함했다"면서 "본인의 건강,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개막식 참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는 대한민국이란 국호로 태극기를 앞장세우며 처음으로 출전한 하계올림픽인 1948년 런던대회 마라톤에 출전했다. 당시 40㎞ 지점까지 선두로 달리다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탈수증과 근육 경련으로 쓰러져 기권하면서 '비운의 마라토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최씨는 1950년 보스턴마라톤에서 3위를 차지하며 명예를 회복했었다. 최씨는 "현지에서 우리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런던에 가면 당시 우리 선수촌이 있었던 하이드파크 부근의 학교를 찾아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는 67명의 선수단이 파견됐다. 당시 선수단 중 생존자는 김성집(93·역도), 서윤복(89), 최윤칠(이상 마라톤) 등이며 이 중 최씨만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씨의 런던올림픽 출전을 건의했던 한국체육인회의 장주호(75) 이사장은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콘셉트가 'From London, To London'인만큼 최씨가 명예선수로 개막식에 입장한다면 런던조직위에서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