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전주비빔밥 테이크아웃(take-out), 길거리 나선다

투명한 컵에 밥을 담으며 달걀 고명과 양송이·오이·당근 등 야채를 중간에 층층히 넣었다. 딸기·키위·파인애플도 들었고 토핑은 새싹으로 했다. 밝은 오방색(五方色)에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컵 비빔밥'이다.

'브리또 비빔밥'의 외모는 멕시코풍이다. 비빔밥과 발색제를 쓰지 않은 순 닭가슴살, 야채 등을 토띠야로 말았다. 토띠야는 깨끗한 한지로 포장, 친근하고 정갈스럽다.

'비빔버거'는 비빔밥을 고형화해 패티(빵)를 대체하면서 가운데에 순 닭가슴살을 넣었다. 역시 한지로 포장해 햄버거처럼 쌓아 두고 손님을 기다린다.

전주비빔밥이 길거리와 차 안에서 간편하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테이크아웃 식품으로 개발됐다. 전주시와 전주생물소재연구소, 사단법인 비빔밥세계화사업단이 3일 전주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그 발표회를 열었다.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컵 비빔밥 6가지, 도시락 비빔밥 4가지 등 모두 15가지 메뉴를 선보였다.

이들 비빔밥은 지구촌 곳곳 여러 세대의 다양한 입맛들을 껴안으며, 세계화와 현지화를 겨냥하고 있다. 고추장 대신 들깨된장소스를 곁들인 '고소한 비빔밥', 토마토소스와 야채·치즈로 토핑한 '피자 비빔밥', 바케트 빵 안에 비빔밥을 채운 '바케트 비빔밥' 등이 그것이다.

비빔밥에 치즈를 넣고 빵가루를 입혀 튀긴 '비빔볼'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키위 육수와 야채를 곁들인 '냉비빔밥'과 비빔볼·파프리카·토마토 등을 재료로 한 '샐러드 비빔밥'도 선보였다.

비빔볼은 쌈밥·토마토·피망·파프리카와 함께 '꼬치 비빔밥'을 이루기도 한다. 오곡밥과 야채로 속을 채운 '오곡만두 비빔밥'은 웰빙 취향을 겨냥한다. 야채와 해산물을 넣은 '붕어빵 비빔밥'과.야채를 김으로 말아 꽃으로 형상화한 '꽃 비빔롤'도 이채롭다.

전주생물소재연구소 책임연구원인 김종국 박사는 "전주비빔밥 기본 재료를 고스란히 활용하면서 휴대용기까지 현대 세대의 취향을 고려했다"며 "비빔밥 고형화 등 일부 기술은 특허로 출원한다"고 말했다.

시와 연구소는 섬유질이 많은 현미, 암을 억제하는 브로콜리, 항산화 작용이 큰 오디 등을 가미한 기능성재료 비빔밥 7종을 지난 3월 개발하기도 했다. 양문식 비빔밥세계화사업단장은 "올 하반기 수요 조사로 테이크아웃 및 기능성 재료 비빔밥 가운데 상품화 품목을 선정, 제품별 네이밍과 디자인 보완을 거쳐 내년 상반기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음식의 본고장', '비빔밥의 메카'를 자임해온 전주시는 세계 네번째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최근 등재됐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테이크아웃 비빔밥 상품화는 다채로운 그 후속사업의 하나로, 세계인들에게 비빔밥을 성큼 다가서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