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경직성 지출 사상 최고

이자·세금·국민연금 등 월급을 받으면 사실상 자동으로 나가는 돈인 '경직성 지출'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4일 "지난 1~3월에 2인 이상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 412만원 중 상품·서비스 소비 지출을 제외하고 이자·세금·국민연금 등으로 나가는 경직성 지출이 월평균 79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1분기 이후 최고치이며, 소득에서 경직성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2%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경직성 지출은 작년 1분기보다 7.3% 증가해 상품·서비스 소비지출 증가율(5.3%)과 소득증가율(6.9%)을 모두 웃돌았다.

경직성 지출이 늘어난 것은 가계대출에 대한 이자 비용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의 이자 비용은 작년 4분기에 처음으로 9만원을 돌파했고, 1분기엔 9만6131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분기보다 18%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경직성 지출 항목 중 이자 비용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고용 사정이 다소 개선되면서 고용보험과 각종 사회보험 가입자가 증가한 것도 경직성 지출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근로소득세·자동차세 등 주기적으로 납부하는 경상 조세는 11만7746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1.5% 늘었다. 취·등록세와 상속세 등 비경상 조세는 1만4648원으로 10% 증가했다. 국민연금 등 연금 지출은 10만6591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8.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