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2분기 예상 실적, 줄줄이 하향 조정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회사들이 상장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예상치를 빠르게 하향 조정하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 재확산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 현상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상장사들 실적이 예상에 못 미쳐 주가가 급락하는 '어닝쇼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분기 예상 실적, 하향조정 이어져

조선비즈가 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KRX100 지수에 포함되는 100개 기업 중 3개 이상 증권사가 실적 전망을 내놓은 기업들에 대한 2분기 예상 실적이 어떻게 조정됐는지 살펴봤다. 이 결과 현재 증권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의 평균이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5월에 내놓은 예상 평균치보다 줄어든 기업이 전체의 3분의 2가 넘었다. 이들 기업의 전체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5조5666억원에서 24조2774억원으로 5.0% 하향 조정됐으며, 예상 순이익은 19조2140억원에서 18조1843억원으로 5.4% 하향 조정됐다.

실적 전망치가 눈에 띄게 하향 조정된 업종은 주로 전 세계 경기에 민감한 에너지나 산업재였다.

에너지 업종의 경우 5월 초만 해도 영업이익이 1조545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재는 1조2556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재의 경우에도 당초 5조60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지금은 5조1209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상황이다. 또 소재업종과 IT업종의 경우에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5월 초보다 각각 2.8%, 3.1% 하향 조정됐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속해 있는 유틸리티 업종의 경우 예상 영업손실이 1535억원에서 2169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경기에 민감한 경기소비재의 경우 오히려 예상 영업이익이 5월 초보다 0.1% 소폭 상향 조정됐다. 5월까지만 해도 전망이 어둡던 현대차와 기아차가 유럽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예상실적 하향

우리 증시의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의 실적도 당초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초에 증권전문가들이 예상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평균은 각각 6조7000억원, 5조6600억원이었다. 당장 보름 전인 6월 중순만 해도 증권전문가들의 전망치 평균은 영업이익 6조7700억원, 순이익 5조6800억원이었다.

하지만 6월 말부터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회사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4일 현재 삼성전자에 대한 예상 실적 평균은 영업이익 6조6600억원, 순이익 5조48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6월 중순과 비교해 각각 1.7%, 3.6% 줄어든 것이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부분의 실적이 기대했던 것보다 안 좋아, 2분기 실적도 당초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월 한때 140만원을 넘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25일에는 115만원 선 아래로 떨어졌으며 이후로도 지난달 28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120만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8월 중순까지는 증권사들의 예상 실적은 계속해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