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주부들이 장바구니에 담는 식료품 양은 30% 가까이 줄었지만, 외식이 늘고 물가가 오르는 바람에 식료품 구입에 쓰는 돈은 36%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5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2002~2011년 동안 전국 8700가구의 주부들이 매월 가계부에 기입한 지출 내역을 분석한 '가계 소비구조 변화와 대응방안'을 보고했다. 가정의 가계부를 분석해 품목별 소비 증감 등 서민 생활의 실상을 분석한 통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건강과 직결되는 식료품 소비량이 줄어든 것은 문제"라며 "농축수산물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가정에서 꼭 필요한 식료품 가격은 안정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 10년간 식료품의 소비지출액은 36%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물가가 63%나 올라간 까닭에, 가정이 실제로 식료품을 소비하는 물량은 오히려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류·담배 소비량도 9.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소비량이 늘어난 것들도 있다. 명목상 통신비 지출은 10년 새 47% 늘었지만, 기술진보로 각종 IT기기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물가가 19%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실제 소비량은 66%나 늘었다. 스마트폰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국민들이 통신기기 사용을 생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