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승승장구 일본車… 한국선 죽써 '울상'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글로벌시장에서 부활한 반면, 한국시장에서는 추락하고 있다. 일본 업체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실적에 따르면, 닛산·도요타 한국법인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혼다도 적자가 예상되고, 스바루·미쓰비시도 판매 부진으로 신음하고 있다.

반면 일본 승용차 8개사의 올해 글로벌 예상 판매는 총 2600만대. 작년보다 16% 늘어나 5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깰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미국 내 성장률도 도요타 29%, 혼다 15%, 닛산 14%, 스바루 24%, 마쓰다 18%로 회복세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일본 차가 고전하는 이유로 ▲엔고(高) 지속에 따른 경쟁력·수익성 약화 ▲독일 차마케팅 공세와 국내 소비자의 독일 차 편중 현상 ▲국산 차 대비 차별화 실패 등을 꼽고 있다.

◇한국닛산, 매출의 25% 영업손실… 도요타도 330억원 적자

한국닛산은 올 3월 결산에서 매출 1384억원에 3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같은 기간 매출의 25%에 달한다. 전년보다 매출은 44% 줄었고, 영업손실은 63% 증가했다. 한국닛산은 지난 2007년 91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이후 본격적인 엔화강세가 시작된 2008년 442억원을 시작으로 해마다 적자 폭이 커졌다. 최근 4년 누적 적자는 1200억원으로 작년 매출 규모와 맞먹는다. 닛산(인피니티 포함)의 올 상반기 판매 대수는 1744대로 전년보다 17% 줄었다.

한국도요타도 지난 3월 결산에서 3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253%나 증가했다. 매출도 3914억원으로 전년보다 8% 줄었다. 도요타(렉서스 포함)는 올해 초 신형 캠리 출시에 힘입어 상반기 판매(7331대)가 전년보다 64%나 증가했다. 그러나 회사 수익성을 좌우하는 렉서스 판매가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쳐, 상반기 수입차 전체 성장률 21%에 비해 사실상 뒷걸음질치고 있는 게 문제다.

혼다코리아 올 상반기 판매는 전년보다 13% 늘었지만 역시 수입차 전체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친다. 스바루는 작년까지 2년간 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 대수는 256대로 전년보다 19% 줄었다. 미쓰비시의 국내 총판인 CXC모터스도 올 상반기 22대를 파는 데 그쳤다. CXC모터스 판매 대수의 상당수는 내부 직원 대상으로, 일반 소비자 판매는 한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닛산 등, 하이브리드카·미국생산 모델로 활로 모색

도요타는 세계최고 경쟁력의 하이브리드카를 내세워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디자인·성능을 대폭 높이면서 값은 10% 이상 내리고 있다. 한국도요타는 이달 중 렉서스 하이브리드카 GS450h를 8150만원에, RX450h를 8000만~8607만원에 내놓는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구형보다 GS는 800만원, RX는 1000만원 값을 내렸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와 미국산 도요타 신모델을 계속 투입해 한국시장에서 장기(長期) 승부에 나선다. 올가을에는 캠리 기반의 중형 크로스오버 '벤자'를 3000만원대에 내놓는다.

닛산은 준대형 크로스오버 인피니티 JX에 기대를 걸고 있다. 7인승의 넉넉하고 호화로운 실내공간이 특징이다. 혼다코리아는 이달 들어 중형세단 어코드를 최대 500만원까지 깎아주고 있다. CXC모터스는 RVR을 제외한 7월 미쓰비시 차량 구입자에게 각각 200만~300만원씩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