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빚 대신 갚아주느니 유로존 탈퇴 고려"
입력 : 2012.07.09 03:22
유럽, EU·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앞두고 내부 갈등 격화
부실은행 직접 자금 지원 등 정상회의 합의 내용에 시각차
정부 보증 요구 가능성 나오자 伊·스페인 국채 금리 치솟아
유럽중앙銀 금리 인하 정책도 시중에 돈 풀리는 효과 미미
지난달 29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후 한숨 돌리는가 했던 유럽 재정위기가 정책 당국 내부의 혼선과 회원국 간 갈등 때문에 또다시 불협화음을 내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에 빠뜨리고 있다.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유럽안정기구(ESM)가 은행을 직접 지원하는 경우에도 해당국 정부의 보증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EU 산하 구제금융기구인 ESM이 재정 위기국 정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부실 은행에 자금을 투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EU 정상회의 합의 내용과는 다른 해석이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재정 부실 국가의 보증 채무가 늘어나게 돼 재정 위기 해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처럼 유럽 정상 간 합의 내용에 대한 실행 방안을 놓고 엇갈린 해석들이 나오면서 유럽을 보는 금융시장의 시선이 다시 싸늘해졌다. 지난 6일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2%포인트 오른 연 6.9%로 다시 7% 턱밑까지 치솟았다. 국채 금리 7%는 국가 부도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수준이다. 지난 3일 연 5.6%까지 떨어졌던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다시 6% 선을 넘어섰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EU 정상회의 합의 내용은 유로존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 못 한다"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3~6개월 이내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U·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앞두고 불협화음 커져
유로존에서 최고 신용등급(AAA)을 가진 나라 중 하나인 핀란드의 유타 우르필라이넨 재무장관은 6일 "핀란드는 유로존 다른 나라들의 부채를 대신 갚아주기보다 차라리 유로존 탈퇴를 고려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EU 고위 관계자는 "유럽안정기구가 은행을 직접 지원하는 데 전제 조건인 유로존 통합 은행감독기구 설립이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올해 말보다 1년 지연돼 2013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회원국 85%의 동의만 있으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럽안정기구 대신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기존의 유럽재정안정기구(EFSF)를 통해 지원을 받아야 하므로 문제 국가 및 문제 은행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어려워진다.
불협화음이 다시 불거지면서 시장에선 오는 9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10일 EU 재무장관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들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유럽안정기구(ESM)가 은행을 직접 지원하는 경우에도 해당국 정부의 보증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EU 산하 구제금융기구인 ESM이 재정 위기국 정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부실 은행에 자금을 투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EU 정상회의 합의 내용과는 다른 해석이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재정 부실 국가의 보증 채무가 늘어나게 돼 재정 위기 해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처럼 유럽 정상 간 합의 내용에 대한 실행 방안을 놓고 엇갈린 해석들이 나오면서 유럽을 보는 금융시장의 시선이 다시 싸늘해졌다. 지난 6일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2%포인트 오른 연 6.9%로 다시 7% 턱밑까지 치솟았다. 국채 금리 7%는 국가 부도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수준이다. 지난 3일 연 5.6%까지 떨어졌던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다시 6% 선을 넘어섰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EU 정상회의 합의 내용은 유로존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 못 한다"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3~6개월 이내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U·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앞두고 불협화음 커져
유로존에서 최고 신용등급(AAA)을 가진 나라 중 하나인 핀란드의 유타 우르필라이넨 재무장관은 6일 "핀란드는 유로존 다른 나라들의 부채를 대신 갚아주기보다 차라리 유로존 탈퇴를 고려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EU 고위 관계자는 "유럽안정기구가 은행을 직접 지원하는 데 전제 조건인 유로존 통합 은행감독기구 설립이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올해 말보다 1년 지연돼 2013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회원국 85%의 동의만 있으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럽안정기구 대신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기존의 유럽재정안정기구(EFSF)를 통해 지원을 받아야 하므로 문제 국가 및 문제 은행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어려워진다.
불협화음이 다시 불거지면서 시장에선 오는 9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10일 EU 재무장관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들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약발 없는 유럽중앙銀 금리 인하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5일 ECB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사상 최저수준인 연 0.75%까지 끌어내렸지만 금융시장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6일 독일·프랑스 증시는 2% 가까이 하락했고, 미국도 1% 떨어졌다.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은행은 "이미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 금리 인하 효과는 매우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 위기국 국채를 사들이고, 유럽계 은행들에 연리 1%짜리 자금을 무제한 공급하는 조치(LTRO)를 추가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설사 그런 조치가 나와도 반짝 효과로 그칠 뿐 근본 해법은 못된다는 의견이 많다.
유럽 은행들은 지금까지 LTRO를 통해 1조유로를 ECB에서 빌려갔지만, 돈을 떼일 걱정 때문에 기업에 돈을 대출해 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전년 대비 2%를 기록한 유로존 은행들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지난 5월엔 0.1%로 뚝 떨어졌다. 유럽 은행들은 대신 ECB로부터 빌린 자금을 ECB에 도로 예치하고 있어 자금이 은행에 잠기는 '유동성 함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계 은행들이 ECB에 예치한 자금 규모는 올 초 4000억유로 정도에서 최근 8000억유로로 늘었다.
ECB는 지난 5일 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이 ECB에 자금을 맡길 때 주던 연 0.25%의 예치금리도 없애 은행들이 시중에 자금을 풀도록 유도하고 나섰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박진호 한국은행 차장은 "ECB가 찔끔찔끔 땜질식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총알만 소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5일 ECB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사상 최저수준인 연 0.75%까지 끌어내렸지만 금융시장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6일 독일·프랑스 증시는 2% 가까이 하락했고, 미국도 1% 떨어졌다.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은행은 "이미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 금리 인하 효과는 매우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 위기국 국채를 사들이고, 유럽계 은행들에 연리 1%짜리 자금을 무제한 공급하는 조치(LTRO)를 추가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설사 그런 조치가 나와도 반짝 효과로 그칠 뿐 근본 해법은 못된다는 의견이 많다.
유럽 은행들은 지금까지 LTRO를 통해 1조유로를 ECB에서 빌려갔지만, 돈을 떼일 걱정 때문에 기업에 돈을 대출해 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전년 대비 2%를 기록한 유로존 은행들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지난 5월엔 0.1%로 뚝 떨어졌다. 유럽 은행들은 대신 ECB로부터 빌린 자금을 ECB에 도로 예치하고 있어 자금이 은행에 잠기는 '유동성 함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계 은행들이 ECB에 예치한 자금 규모는 올 초 4000억유로 정도에서 최근 8000억유로로 늘었다.
ECB는 지난 5일 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이 ECB에 자금을 맡길 때 주던 연 0.25%의 예치금리도 없애 은행들이 시중에 자금을 풀도록 유도하고 나섰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박진호 한국은행 차장은 "ECB가 찔끔찔끔 땜질식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총알만 소진하고 있다"고 말했다.